LG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의 펜트업·집콕 수요로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도 63조원을 넘어서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3조 2천620억원, 영업이익 3조 1천950억원, 영업이익률 5.1%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수치다.
전사 최대 실적을 견인한 H&A사업본부는 연간 기준 매출액(22조 2천691억원)과 영업이익(2조 3천526억원) 등 각각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영업이익률(10.6%)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5년 연속, 영업이익은 6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장사업은 지난해 초 북미와 유럽 지역 완성차 업체의 가동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반기부터 조업이 정상화되면서 자동차 부품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신규 프로젝트의 매출이 늘어나며 VS사업본부는 연간 기준 최대 매출액(5조 8천15억원)을 기록했다.
■ 지난해 4분기 매출·영업익 역대 4분기 최대
지난해 4분기 전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 7천808억원, 6천502억원이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538.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5%다.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역대 4분기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H&A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 5천402억원, 영업이익 2천99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역대 4분기 가운데 가장 많다.
매출액은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글로벌 전 지역에서 고르게 매출이 늘고 원가구조 개선이 수익성을 높인 데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45.2% 증가했다.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 2천830억원, 영업이익 2천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늘며 8분기만에 4조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2.5% 늘었다.
MC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 3천850억원, 영업손실 2천485억원을 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하고 4G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칩셋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매출액과 손익이 영향을 받았다.
VS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 9천146억 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에 이어 H&A본부와 HE본부 다음으로 많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3% 늘었다.
BS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 5천85억원, 영업이익 703억원을 거뒀다. 노트북, 모니터와 같은 IT제품은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으로 수요가 이어지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영업이익은 주요 부품의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 "MC 사업 운영 방향 검토 중"...올해 영업익 4조원 육박 전망도
LG전자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치료제가 개발됨에 따라 시장 회복과 경제 활성화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반면 환율 변동, 원자재와 부품의 가격 변동,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실물경제 회복세가 둔화되는 등 저성장 리스크가 존재해 호악재가 교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LG전자의 매출이 68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전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 5G, 사물인터넷(IoT), 모빌리티 등 핵심 기술을 광범위하게 접목할 계획이다. 특히 위생 가전과 공간 가전,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비대면 트렌드로 인해 생긴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H&A사업본부는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원가구조 개선과 자원투입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나노셀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유지한다.
VS사업본부는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수익 창출 기반을 확보한다. 또,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조기에 안정화시킬 계획이다.
BS사업본부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앞세워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IT사업은 지속적인 비대면 트렌드로 인해 늘어난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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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LG그룹의 신성장인 전장 사업을 LG전자가 부품 중심으로 추진, MC 사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2020년 영업적자가 축소되면서 2021년 이후에 기존 사업의 경쟁력 확대 및 신성장 확보 등 R&D 지원, 추가적인 M&A 인수에 토대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해 캐나다의 마그나사와 전략적인 제휴, ZKW 인수(2018년) 등을 통한 글로벌 자동차 고객 확보로 전장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장사업 경쟁력 확대 및 MC 사업의 구조조정 추진이 LG전자의 기업가치 확대로 연결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