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최대 한도를 줄이면서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나자 금융감독당국이 주의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22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의 최대 한도를 기존 1억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5천만원 축소하며, 이날 오전 6시 신규 취급분부터 적용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측은 "올해 전략 목표인 중금리 대출·중저 신용자 대출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외에도 올해 대부분 은행들은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직장인 우량 신용대출 '엘리트론 에이스업체'의 최대 한도를 2억원에서 1억5천만원으로, '엘리트론 일반업체'의 최대 한도를 1억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KB국민은행이 취급하는 직장인 신용대출 'KB스타 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는 3억원이었으나 2억원 이내로 한도가 줄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전용 마이너스 통장 상품 '우리 원(WON) 하는 직장인 대출'을 2020년말 판매를 중단했다. 올해 판매는 재개됐지만 한도는 기존 1억원에서 5천만원으로 줄였다.
상대적으로 고액 수입자는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도 줄었다. KB국민은행은 의사와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의 한도가 최고 4억원이었으나 최고 3억원으로 축소해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의 전문직 대출의 최대 한도도 1억5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확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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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 축소 방침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 증가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21일 5대 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9천583억원으로 지난 4일 잔액 133조9천280억원에 비교해 17일 새 1조303억원 늘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총량 줄이기에 돌입한 만큼 신용대출을 예전에 비해 쉽게 받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는 2021년 업무계획을 통해 자산 가격(부동산)에 대비해 집행했던 대출 비율을 총소득가계부채(DSR)을 통해 관리하고, 신용대출도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