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국외유입 측정망 가동…이동경로 파악 쉬워진다

섬·항만지역 등 총 63개로 구성…기상자료 매시간 단위로 측정

디지털경제입력 :2021/01/20 14:11    수정: 2021/01/20 20:54

정부가 해외 유입 미세먼지의 이동 경로를 정밀 분석하는 측정망을 가동한다.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원인을 더욱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는 총 63개의 미세먼지 국외유입 측정망 설치사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국외유입 측정망은 미세먼지 등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의 다양한 이동 경로와 농도, 성분을 분석해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 측정망은 섬 지역 8개, 항만지역 15개, 접경지역(비무장지대) 5개, 해양경찰청 보유 대형함정 35개 등 총 63개로 구성됐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20일 오후 군산항에서 해경 선박에 설치된 미세먼지 측정망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부터 측정망 설치를 시작, 지난해 12월에 전북 군산시 말도의 측정망을 완공하면서 사업을 마무리했다.

측정망은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등 입자상오염물질과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2) 등의 가스상오염물질, 그리고 풍향, 풍속, 온·습도 등 기상자료를 매시간 단위로 측정한다. 측정 결과는 대기측정망과 같이 환경부 대기환경정보(에어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환경부가 측정망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올 겨울 들어 처음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충남지역의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에서 주로 발생한 것이다. 반면, 지난달 3~7일 수도권·충청권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외 복합형, 12월 13일 제주·호남권 고농도 사례는 국외 주도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2월 3~7일 국내외 미세먼지 복합형 사례. 자료=환경부

지난달 3~7일 국내외 복합형 사례를 살펴보면, 3일부터 6일까지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국내 주도형이었다. 그 이후부턴 국외 유입이 더해졌다.

3일에서 6일까진 서해 도서 측정망의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던 반면, 대기 정체에 따른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돼 수도권·충청권의 측정 농도가 상승했다. 6일 오후부턴 북서기류를 통한 국외 미세먼지의 유입으로 서해 섬 지역의 농도가 높아졌다가, 7일 내륙으로 이동해 수도권·충청권 순으로 최고 농도가 올라갔다.

환경부는 국외유입 측정망과 함께 환경위성, 중형항공기, 지상원격관측장비 등을 연계·활용해 미세먼지 등 국외 유입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꼼꼼하고 입체적인 감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국외유입 측정망 설치도(63개소). 자료=환경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발사한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활용해 동북아 전역의 미세먼지 농도분포를 집중 관측하고, 상반기부터 관측 자료를 공개한다. 또 중형항공기와 지상원격관측장비를 활용해 고농도 발생원인 규명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이날 20일 오후 전북 군산항을 방문해 이 지역 항만관리사무소와 해양경찰청 함정에 설치된 측정망 운영실태를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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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차관은 "국외 유입 측정망 운영을 통해 빈틈없는 감시체계 구축은 기본이고, 미세먼지 예보와 접목 등 정책적 활용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미세먼지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계절적 요인 등으로 언제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미세먼지에 대한 감시와 대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