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계정을 영구 정지 시킨 가운데, 트위터 직원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보복이 두려워 자신의 트위터를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프로필에서 회사명까지 지웠다.
트위터는 지난 8일(현지시간) ‘추가 폭력 유발 위험’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의 계정(@realDonaldTrump)을 영구 정지 시켰다. 페이스북 역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만료 때까지 계정을 일시 정지 시켰으며, 유튜브도 정책 위반 콘텐츠를 올렸다는 이유로 277만 구독자를 보유한 트럼프 계정을 일주일간 정지시켰다.
트럼프는 지난 6일 미국 의사당 점거 사태를 촉발한 ‘대선 불복 선언’ 영상을 트위터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는 등의 발언을 담은 영상을 올렸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은 정책 위반을 이유로 해당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의회 의사당 습격 사건 발생 당일 트위터는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일시적으로 사용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잭도시 트위터 대표가 해당 징계 수위가 적절한 것인지 확신을 갖지 않았고, “트위터는 비록 흉악한 지도자라도 자유롭게 일을 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은 일시 시용 정지 상태에서 불과 하루 만에 이용이 가능한 상태로 풀렸다. 대신 트위터는 이용 가능하게 된 트럼프의 계정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될만 한 트윗은 바로 사내에 공유했다. 그리고 의회 습격 사건 다음 날인 8일 트위터 임원으로부터 “트럼프의 트윗이 보다 현실적인 폭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에 따라 그의 계정은 최종 영구 정지 됐다.
습격 사건이 일어나고 트위터가 트럼프의 계정을 영구 정지하기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이틀 정도였다. 이 기간 트위터 임직원 300여명은 그의 계정을 영구 정지하도록 요구하는 내부 탄원서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이 탄원서가 트위터 임원에게 제출되기 전 이미 트럼프 계정은 영구 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그 뒤 잭도시 대표는 트럼프 계정 영구 조치 결정은 옳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트위터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습격 사건 관련 콘텐츠를 공유한 7만 건의 계정도 영구 정지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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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트위터 직원들은 트럼프 지지자로부터 보복을 당할까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고 프로필 부분에서 트위터 직원 문구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1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분석기업 지그널 랩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이 정지된 다음 날인 9일부터 15일까지 선거사기를 주장하는 소셜 미디어상의 허위정보가 73%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몇몇 소셜미디어 상의 허위정보가 이전 1주간 250만 건에서 68만8천 건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던 것. 지그널 랩스는 지난 6일 5명의 사망자를 낸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의회 난동 사태와 연계된 해시태그 사용도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