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100여 일을 보낸 임성훈 DGB대구은행장이 '디지털'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에 고삐를 당기면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기술을 업무에 적극 도입하는 것은 물론, 모바일 사원증 도입과 같은 독특한 시도를 이어가며 은행의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최근 DGB혁신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사원증에 대한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대구은행의 모바일 사원증은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발급과 출입 등 이력을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인증에 필요한 개인정보는 사용자 스마트폰의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구조다. 이를 활용하면 단일 기관이 개인 정보를 독점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정보 유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대구은행은 올해 안에 모바일 사원증을 모든 직원이 사용하도록 하는 한편, 그룹웨어 연동 로그인 등 업무 전반에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대구은행은 이달 AI 기반 펀드 로보어드바이저인 '로디'도 론칭했다. 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의 투자 성향을 분석하고 시장 상황까지 반영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대거 유입시키는 것은 물론 자산관리 역량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은행은 기대했다.
이처럼 대구은행이 최근 들어 디지털 분야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임성훈 행장의 의중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지난해 10월7일 13대 행장에 오른 그는 개인·기업·공공금융의 조화, 자산의 질적 개선 등과 함께 디지털 경쟁력 강화라는 핵심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또 취임 직후에는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킹 브랜드인 'IM뱅크'가 새겨진 점퍼를 입고 영업 현장에 나서며 서비스 알리기에 신경을 쏟기도 했다.
아울러 임성훈 행장은 은행의 비대면 서비스 체계에도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금융결제원과 손잡고 공인인증을 대체할 금융인증서비스를 도입하고, 기업 전용 인터넷·모바일뱅킹도 전면 개편해 계좌 개설과 금융상품 가입의 편의성을 높였다. 금융인증서비스의 경우 OS(운영체제)나 브라우저 등 특정 기기 환경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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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은 향후에도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ICT본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과 연계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IM뱅크 전담부서를 통해서는 상품 개발과 기능 개선을 추진함으로써 모바일뱅킹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구은행은 올해 IM뱅크와 관련해선 ▲통합 플랫폼 MAU(월간 실사용자수) 110만 ▲로그인 사용자 170만명 ▲상품판매 누적 45만건 등을 목표로 잡았다.
앞서 임성훈 행장은 "미래 금융에서 IT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된 만큼 블록체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