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애플 간 ‘애플카’ 협력에 대한 기대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반면, BMW는 애플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첨단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애플과의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는 지난 13일 미국 CBS 대표 아침 프로그램 ‘디스 모닝(This Morning)’ 예고부터 다시 살아났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팀 쿡 애플 CEO의 단독 인터뷰 방송을 예고했다. 또 애플의 중대발표가 전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제품 발표는 아니지만 의미있는 내용이 될 것이라는 앵커의 발언도 덧붙여졌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 및 IT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국내 언론에서는 애플과 현대차 간 협업이 발표될 수 있는 기대감을 보도에 반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기대감은 13일 오후 9시(한국시각) 이후로 점차 사라졌다. 애플이 발표할 중대발표는 현대차 등과 전혀 상관없는 1억달러 규모의 인종간 평등 및 정의 이니셔티브 운영 방안이었다. 보다 평등한 세계 구축을 위한 팀 쿡 CEO의 생각이 담겨진 프로젝트다.
애플의 이같은 중대발표 이후 현대차의 주가는 하락하는 추세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현대차의 주가는 전일 대비 2.7% 하락한 25만2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플카에 대한 기대 심리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까지 현대차는 애플과의 ‘애플카’ 협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제안을 받았지만 여전히 협상 초기 단계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현대차는 다음달 8일 이와 같은 내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재공시할 예정이지만, 현재 입장과 큰 차이 없는 내용을 공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상황 속에서도 애플과 현대차 간 관계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아직도 강하다. 현대차가 현재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적극적인 업체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E-GMP 전기차 플랫폼과 애플의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 더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은 여전하다. 그렇지만 현대차와 애플은 시장 예측과 달리 애플카 협력에 대해서 조용한 입장이다.
디지털 키 기술 더 키운 애플-BMW
현대차와 애플 간 ‘애플카’ 협력 기대가 차츰 줄어드는 가운데, 독일 BMW는 애플과 더 적극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기술 강화에 나서고 있다.
BMW는 13일(현지시간) 초광대역 통신 기술을 활용한 애플 아이폰 기반 ‘디지털 키 플러스’ 기술을 출시 예정인 순수 전기차 iX에 최초 적용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키 플러스’ 기술은 아이폰을 차량 도어 핸들 부근에 접촉하지 않아도 작동된다. 기존에 선보였던 ‘디지털 키’는 아이폰을 차량 도어 핸들에 접촉시켜야 되는 구조였다.
BMW는 “아이폰을 주머니 속에 넣거나 가방 속에 둬도 상호간 무선통신이 이뤄져 차량 도어의 잠금 해제 또는 잠금을 진행할 수 있다”며 디지털 키 플러스 기술의 장점을 이같이 소개했다.
BMW는 그동안 수차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애플과의 협업을 중요시해왔다. 2015년에는 BMW 차량을 원격제어할 수 있는 애플 워치 앱 홍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 홍보했고, 전 세계 자동차 업계 최초로 선 없이 연결이 가능한 무선 카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심지어 애플 맵을 활용해 효율적인 전기차 충전소를 안내하는 기술 협력도 진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내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디지털 키 기술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디지털 키 기술은 지난 2019년 8세대 쏘나타 출시 당시 처음으로 적용됐지만,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만 쓸 수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대차는 스마트폰과 차량 도어 핸들이 직접 접촉되는 수준의 디지털 키 기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애플카를 만들기 위한 애플의 협력 파트너는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협력을 제안했고, 현재까지 어떤 업체들이 이 제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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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BMW가 ‘애플카’ 제작을 위한 최선의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때 두 회사가 애플카 관련 협상을 진행하다가 결렬된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이들의 관계는 견고하다.
현대차와 애플과의 관계는 지난 2015년 쏘나타 세단의 카플레이 탑재가 전부다. 당시 쏘나타는 대중형 세단 중 카플레이가 가능한 최초의 차량으로 이름을 알렸다. 업계에서는 이후 현대차와 애플과의 협력 강화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감감 무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