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방송 3부편성 광고꼼수 사라진다

중간광고 허용 포함 방송 광고·편성 규제 전면 완화

방송/통신입력 :2021/01/13 14:50    수정: 2021/01/13 15:14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된다. 약 50년 전 오일쇼크 당시 지상파에 금지된 중간광고를 비대칭 규제 해소 차원에서 완화키로 했다. 중간광고 허용을 비롯한 여러 방송광고 규제는 원칙허용과 예외금지 방식의 네거티브 원칙을 전면적으로 도입한다.

5기 방송통신위원회 정책 비전으로 앞서 발표된 방송 규제체계 혁신은 광고와 협찬 규제 외에도 편성 규제 개편, 광고 판매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글로벌 OTT의 공세에 따른 미디어 환경의 변화, 전통적 미디어의 경영 위기에 따른 방송의 공적가치 약화 등을 고려한 조치다. 이를 통해 방송시장 주변 생태계를 재정비하고 국내 OTT의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5기 위원회 비전의 실행계획 가운데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방안’을 마련해 보고하고, 주요 제도 개편 과제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해 입법예고키로 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 세계 유일한 중간광고 규제 없앤다

이날 발표된 정책방안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중간광고 규제는 국내 방송사에만 적용되는 규제다. 1973년 석유파동으로 인한 과소비 억제방안으로 당시 독점적 지위에 있던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금지했다.

하지만 수십년이 지나면서 미디어 환경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달라졌고, OTT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 등장에 광고규제는 국내 방송사의 발목만 잡는 규제로 남게 됐다.

또 국내 지상파 방송들이 중간광고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분리편성광고(PCM)을 도입하면서 편법적 광고에 따른 시청자의 불편이 더욱 커졌다. PCM은 사실상 동일한 프로그램을 1, 2부로 나눠 그 사이에 편성하는 광고를 뜻한다.

방통위는 이에 따라 방송사 매체별 구분 없이 현행 유료방송에 적용되는 시간과 횟수와 동일하게 중간광고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지상파 외에 종편 채널 등에 적용되는 중간광고 형식규제는 1회 당 1분 이내, 45분 이상 1회, 60분 이상 2회 등이다.

즉, 지상파에 유료방송의 동일한 중간광고가 허용되면서 방송시간 1시간도 안되는 드라마를 3부로 쪼개 두번 이상 광고 영상을 봐야하는 시청자 불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PCM의 경우에는 3분 이상 광고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상파에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광고 시간은 1회에 1분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


■ 중간광고 규제 완화에 시청권 보호 함께 추진

방통위는 규제 완화와 함께 시청권 보호 강화 조치를 병행키로 했다.

우선 중간광고를 편성할 때 방송 프로그램의 성격과 주 시청대상을 고려하고 프로그램의 온전성과 시청흐름을 훼손하지 않도록 허용 원칙을 신설한다. 예컨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가 중강광고에 그대로 출연해 방송과 광고를 오인할 수 있는 점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중간광고를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사가 편법적으로 선보인 PCM으로 과도한 프로그램 중단을 막기 위해 PCM과 중간광고의 통합 적용 기준을 마련한다.

또 중간광고가 시작되기 전에 방송 프로그램에 곧 중간광고가 시작된다는 고지를 해야 하는 규정을 새롭게 마련키로 했다.

시청권 영향평가도 강화된다. 중간광고를 허용한 뒤 영향평가를 통해 제도개선 추가 필요사항을 발굴하고 시청자의 불만에 귀를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간광고를 통해 지상파의 광고 창구가 늘어나게 되는 만큼 방송사의 자체적인 경영혁신 방안을 이행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방송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중간광고를 통한 수입 확보가 콘텐츠 투자로 이어지게 한다는 뜻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중간광고 전면 허용은 규제 합리화 방안 중 하나로 지상파 방송사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매체 간 균형발전을 위한데 방점이 있다”면서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를 위반하는 사업자에 대한 모니터링과 과태료 부과와 같은 사후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방송광고 네거티브로...규제도 단순화

방송광고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현행 법령 상 7가지로 세분화된 방송광고 유형을 2가지로 단순화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온라인 광고가 급속히 성장해 방송광고 매출 규모를 일찍이 추월했지만 방송광고가 여전히 낡은 규제에 갇혀 공정 경쟁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열거된 광고 유형 외에 모두 금지하는 현재 포지티브 규제를 대신해 금지하는 광고 외에는 우선 허용하는 네거티브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방송 광고 규제는 시보광고, 자막광고, 프로그램광고, 중간광고, 가상광고, 간접광고, 토막광고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를 프로그램 내 광고와 프로그램 외 광고로 단순화한다.

현행 방송프로그램 당 광고시간 총량규제도 없애기로 했다. 방송프로그램 광고 시간 제한도 삭제한다. 단 1일 광고 시간 제한을 유지해 일총량제 방식으로 시청권을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인 광고 프리존도 도입된다. 이는 규제샌드박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특정 시간대를 정해 모든 방송사에 광고 규제 자율을 부여해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 창출을 꾀하는 제도다.


■ 가상광고-간접광고-협찬 다 고친다

가상광고와 간접광고의 형식 규제도 최소로 줄인다. 우선 광고시간 제한 품목에 대해 현해 규제는 모든 시간대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허용시간대를 두기로 했다.

광고주 명칭을 프로그램 제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한다. 방송법 개정이 뒷따라야 하는 방안으로 방송의 공공성 훼손과 상업화를 막기 위해 허용 장르와 시간이 한정된다.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라디오 방송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라디오의 경우 음향을 통해 전달돼 가상광고와 간접광고가 불가능하지만 방송진행자가 광고 문안을 읽는 라이브리드 광고를 허용키로 했다.

가상광고와 간접광고의 장르가 제한된 점도 개선한다. 현행 가상광고는 운동경기 중계, 오락에 관한 프로그램, 스포츠 보도 프로그램에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반면 간접광고는 어린이 주시청, 시사 보도를 제외한 교양 오락에 관한 프로그램에 허용된다. 이를 동일하게 가상광고 허용 장르를 간접광고에 준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방송광고의 법제화도 추진된다. 케이블TV와 IPTV가 운영하는 VOD 광고에 새로운 유형의 광고 규제를 위한 법적 정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VOD광고, 재핑광고, 트리거광고 등이 해당한다.

실시간 방송 외에 비실시간 방송 시청 행태가 늘었는데 비실시간 방송에서 많이 이뤄지는 방송광고를 법적으로 유형화해 시청자 권익을 지킨다는 것이다.

협찬 규제도 대폭 정비한다. 협찬의 정의와 허용범위를 법률에 규정하고 협찬이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시청자 기반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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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 규제가 전면적으로 완화되는 만큼 명확한 사후규제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상혁 위원장은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는 현재의 방송 분야 관련 법령,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제도와 관행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국내 방송시장의 경영 위기가 방송의 공적가치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