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 최근 6년새 가장 낮았다

환경과학원, 전국 472개 국가대기오염측정망 관측값 분석

디지털경제입력 :2021/01/04 17:02    수정: 2021/01/05 08:42

지난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수치가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비롯한 정책 효과와 더불어, 중국의 지속적인 미세먼지 개선 추세와 코로나19 확산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4일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472개 국가대기오염측정망의 관측값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19㎍/㎥으로 당초 목표였던 20㎍/㎥보다 낮았다.

이 수치는 정부가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2015년(26㎍/㎥)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전년인 2019년(23㎍/㎥)과 비교하면 17.4%(4㎍/㎥)가 감소해 2015년 이래 가장 큰 연간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는 정부세종청사

'매우나쁨' 일수 0…"상대적으로 청명한 날 가장 많았던 한 해"

지난해 초미세먼지 나쁨이상(36㎍/㎥ 이상)일수는 총 27일로, 전년 대비 20일 감소하는 등 관측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면, 좋음(15㎍/㎥ 이하)일수는 154일로 전년 대비 39일 증가했다. 관측 이래 상대적으로 청명한 날이 가장 많았던 한 해였던 셈이다.

2019년에 6일이나 발생했던 매우나쁨(76㎍/㎥ 이상)일수는 지난해 발생하지 않았다.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 경향을 기간별로 살펴보면, 첫 계절관리제가 시행되었던 1~3월의 전년 동기 대비 농도 감소폭이 9~18㎍/㎥로 4~12월의 감소폭 -2~7㎍/㎥에 비해 컸다.

2015년 이후 연간 월별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 추세 그래프. 자료=국립환경과학원

특히, 지난해 3월은 전년 같은 달 대비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폭이 전국 18㎍/㎥, 수도권 21㎍/㎥로 농도 개선이 가장 뚜렷한 달이었다. 코로나 영향을 받기 전인 1월의 경우, 중국은 전년 같은 달보다 농도가 증가했지만, 국내는 1월부터 뚜렷한 농도 감소 경향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폭은 충북(7㎍/㎥↓)과 세종·전북(6㎍/㎥↓)에서 크게 나타났고, 대구(2㎍/㎥↓), 울산·경북·경남·제주(3㎍/㎥↓)의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수도권·중부권·남부권·동남권 등 4개 대기관리권역에선 충청권이 포함된 중부권에서 전년 대비 초미세먼지 농도가 5㎍/㎥ 감소한 반면, 나머지 권역은 4㎍/㎥ 줄었다.

서해 배경지역인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9㎍/㎥로 전년 대비 1㎍/㎥ 감소에 그쳐 전국 평균 농도 개선폭 4㎍/㎥ 보다도 작게 나타났다.

연도별, 월별 초미세먼지 농도 등급별 발생 비율 그래프. 자료=국립환경과학원

정부 "계절관리제 등 미세먼지 정책 효과가 큰 보탬"

초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된 배경엔 크게 ▲국내 정책효과 ▲중국의 미세먼지 개선 추세 ▲코로나19 영향 ▲양호한 기상조건 등 4가지 요인이 있다.

다만, 정부는 국내 정책효과에 무게를 더욱 싣는 모습이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도입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효과가 컸고,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강화가 유효했다는 것이다. 

환경과학원은 "계절풍에 따라 국외 영향이 적고 국내 영향이 지배적인 5~9월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국내 정책효과와 국민참여로 국내 미세먼지의 기저농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관련해선 "중국 정부가 강력한 미세먼지 대책을 추진해 337개 지역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2014년 62㎍/㎥에서 지난해 1~11월 31㎍/㎥로 지난 6년 동안 50%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연도별 초미세먼지 도시별 농도 현황. 자료=국립환경과학원

이어 "코로나19의 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하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면서도 "국가 최종에너지 소비량, 선박 입출항수, 항공 운항편수 등이 감소하여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기상특성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평균 강수량은 1천588.3밀리미터(㎜)로 2019년 1천184.7㎜에 비해 34.1% 증가했다. 평균 풍속이 2m/s 이하인 '대기 정체일수'는 245일로, 전년도 256일에 비해 4.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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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환경과학원과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는 지역별 대기오염물질배출량 변화 등 지난해 초미세먼지 개선원인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우 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는 관측 이래 가장 낮은 농도를 나타냈지만, 아직은 기상 등 외부요인에 따라 언제든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정부의 탄소중립 전략에 발을 맞춰 산업·수송·발전 등 부분별 대책을 강화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동시에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