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라인 "폐질환 AI 국내 최고···해외 대형 병원도 사용"

김진국 대표 인터뷰, "과기부 고성능 컴퓨팅 지원 큰 도움...글로벌 기업 도약"

인터뷰입력 :2020/12/31 13:14    수정: 2020/12/31 13:35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시행하는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 자원 지원 사업'에 참여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는 31일 "폐결절을 찾아내는 AI 알고리즘 성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 자원 지원 사업'은 기업과 대학이 AI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과기정통부 사업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했고 올해가 2년차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컴퓨팅 자원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기업 호응이 높다. 

코어라인도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같은 중소기업이 AI개발에 필요한 GPU 리소스를 모두 갖추기 힘들다"며 "내년에도 사업에 신청할 계획인데 지원 기간을 2~3년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AIST 박사 랩서 만난 3명이 2012년 9월 공동 설립 

2012년 9월 설립된 코어라인소프트(이하 코어라인)는 특히 의료영상을 기반으로 한 폐질환에 특화된 전문기업이다. 코어라인이라는 이름은 핵심 기술을 가지고 널리 쓰이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의미다. 대만 국립대 병원, 일본 훗카이도대 병원, 벨기에 루벤 병원이 코어라인이 만든 의료영상 소프트웨어(SW)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보수적인 해외 대형병원들이 국내 벤처기업이 만든 의료SW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의료영상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SW가 다양한데 우리는 폐질환에 특화돼 있다"면서 "폐질환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국내에 우리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흡연 관련 3대 큰 병이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on Pulmonary Disease폐기종), 심장병이다. 우리가 개발한 SW(솔루션)는 CT 하나로 이 세가지 질병을 모두 분석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가진 곳은 국내서 우리가 최고다. 세계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KAIST 박사 출신으로 코어라인이 두번째 창업이다.

코어라인은 김 대표를 비롯해 최정필 대표(전략사업 담당), 이재연 최고기술임원(CTO) 3명이  창립했다. 세 사람은 나종범 KAIST 명예교수 랩에서 박사로 함께 일하던 '연구 동지'였다.영상처리가 전공이였다. 코어라인은 세 사람이 창업한 두번째 회사다. KAIST 졸업후 지도교수와 함께 3차원 의료영상 SW 전문 벤처를 설립, 처음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인피니트에 인수됐다. 인피니트로 적을 옮긴 세 사람은 5년간 인피니트에서 근무한 후 "우리만의 회사를 차려보자"고 의기투합, 2012년 9월 코어라인을 설립했다.

현재 코어라인이 개발해 시장(병원)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의료영상 SW)은 5가지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AI로 자동 분석해주는 '에이뷰 COPD(AVEW COPD), 에이뷰 LCS(국가폐암검진사업 공식SW), 에이뷰 모델러(의료용 3D프린팅), 에이뷰 리서치(연구용 PACS), RT-ACS(자동 컨투어링) 등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자동 분석 솔루션 국내 첫 내놔

이중 가장 먼저 출시한 제품(솔루션)은 2016년 7월 내놓은 '에이뷰 COPD'다. 치명적 폐질환인 COPD의 정량적 진단을 AI로 자동으로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김 대표는 "호흡을 잘 못하는 질환이 COPD다. 원인이 기관지인지 폐인지에 따라 처방이 다르다. 국내서 처음으로 COPD 진단을 자동화해 의사의 진단 시간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코어라인 제품을 사용한 판독 영상.
유럽영상의학회(ECR) 2020 에 참여한 코러아린 가상부스 전경.

코어라인 'COPD'는 딥러닝을 이용한 완전 자동 전처리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최신 정량적 분석법을 제공하고 제로 대기시간을 실현했다. 또 편리한 판독을 위한 직관적 대화형 차트와 테이블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특히 코어라인 제품은 폐기종(폐실질), 기관지, 공기포획, 혈관 등 4가지 모두가 분석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다른 회사 제품은 1~2개만 가능하다. 우리처럼 4개가 모두 가능한 것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코어라인 'COPD'는 서울대 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 신촌세브란스 등 국내 8개 병원과 유럽, 미국, 대만, 일본 등 16개 해외 병원을 사이트로 두고 있다.

'에이뷰 COPD'에 이어 코어라인이 내 놓은 제품이 2017년 3월 선보인 '에이뷰 LCS'와 '에이뷰 모델러(Modeler)'다. 이중 '에이뷰 LCS'는 국가폐암검진사업에 사용하는 공식 SW로 명성이 높다. 코어라인은 2017~2018년 2년간 이 사업의 국가시범사업자에 선정됐다. 이후에도 계속 본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가폐암검진사업을 통해 'LCS'의 기능과 성능을 전국에서 인정 받은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폐암, COPD, 심장병 등 흡연 관련 빅3 병을 CT 하나로 다 분석할 수 있는 제품은 'LCS'가 국내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우수성을 인정 받아 'LCS'는 독일과 유럽 병원에서 사용됐다. 김 대표는 "독일은 지멘스가, 네덜란드에는 필립스라는 글로벌 의료 기업이 있음에도 우리 제품이 채택됐다"고 들려줬다.

■ 미국 스탠포드 랩에서도 사용

'에이뷰 모델러'는 의료 분야 3D 프린팅 서비스를 위한 의료SW다. 의료 영상 3D 프린팅을 출력하려면 의사 뿐 아니라 모델러(그리는 사람), 프린팅 출력자 등 세 사람이 한 장소에 있어야 하는데 '에이뷰 모델러'는 이런 불편을 없앴다. 클라우드로 각기 다른 장소에서 3D 프린팅 작업이 가능하다. 웹 기반의 씬클라이언트 기술을 이용한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김 대표는 "편리한 협업 기능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에이뷰 모델러'는 서울대병원과 강남세브란스 병원 등 12곳을 사이트로 두고 있다. 특히 미국 스탠포드 랩에서도 '에이뷰 모델러'를 시험용으로 도입했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의료영상 SW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구용 PACS 솔루션인 '에이뷰 리서치'는 2018년 1월 출시됐다. 연구용 영상 데이터를 관리하고 다양한 측정 및 분석을 할 수 있다. 데이터 익명화와 재식별이 가능하고 AI학습을 위한 다양한 라벨링이 가능하다. 현업에 적합한 웹기반 2D 및 3D 뷰어도 제공한다. 삼성의료원, 신촌세브란스, 강남세브란스 등 국내 11곳에 공급했다.

코어라인은 올해도 주목할 만한 솔루션을 내놨다. 자동 컨튜어링(Contouring) 제품인 'RT-ACS'다. 방사선 암 치료때 치료 부위와 그렇지 않은 부위를 그림으로 그려야(컨튜어링) 하는데, 이를 자동으로 해주는 제품이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기존보다 컨튜어링 시간을 최대 80% 줄였다. 김 대표는 "이런 제품은 국내 처음"이라며 "서울아산병원, 연세암병원과 협력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 20억 넘어...내년 상장 준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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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은 작년에 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2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직원은 65명이다.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고 연구개발자만 20명에 달한다. 14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중 5건은 해외서 이뤄졌다. 특허 등록은 18건이다.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에 대만과 일본에 수출했는데 올해도 대만과 벨기에 제품을 공급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50억원이다.

최근 상장 주관사를 확정하고 기업공개(IPO) 준비에도 돌입했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김 대표는 "폐질환을 중심으로 흉부, 나아가 의료 영상 전체를 리딩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면서 "의료영상 분야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기업이 나와야 하는데 4~5년 뒤 우리가 그런 회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