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판 바뀌자 OTT 각축전 벌어졌다

[2020 결산] 미디어 플랫폼 시장 변화 급속도

방송/통신입력 :2020/12/28 16:50    수정: 2020/12/28 17:21

올해 미디어 시장은 플랫폼의 격변기로 요약된다. IPTV와 케이블TV 사이의 인수합병 추진이 계속되는 유료방송 시장 구조개편과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이 동시에 급격히 이뤄졌다.

유료방송 시장과 다채널 시장의 문을 연 케이블TV가 통신사 자본에 흡수되는 흐름이 더욱 빨라졌고, OTT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부상은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이용자 또는 시청자 입장에서 플랫폼 중심의 변화와 다각화가 두드러졌던 해다.

MCN이란 이름으로 고개를 들었던 1인 방송이 온라인, 특히 모바일 플랫폼 중심으로 축이 바뀐 광고 시장 덕분에 새롭게 영토를 넓혀가는 방송 영역으로 포섭되기 시작한 점도 올 한해 눈여겨 볼 점이다.

전통적인 국내 방송산업 관점에서 올해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케이블TV 1~2위 회사였던 LG헬로비전(옛 CJ헬로)과 티브로드의 주인이 바뀐 점이다.

LG유플러스가 인수한 CJ헬로는 지난해 말 정부의 조건부 승인 결정에 따라 올해 초 LG헬로비전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고 이동통신 막내회사의 자회사로 닻을 올렸다. 티브로드는 SK텔레콤의 인수합병 정부 승인 절차가 올초 완료된 뒤 지난 4월 SK브로드밴드와 통합법인 출범 첫발을 내딛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단순히 케이블TV 회사 두 곳이 통신사 자본으로 급성장한 IPTV에 흡수되는데 그치지 않았다. 1~2위 회사의 이탈은 케이블TV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동통신 3사 가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흡수가 완료되자 KT가 움직였다. 위성방송 자회사를 내세워 현대HCN을 인수키로 했고 관련 정부 승인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딜라이브 인수도 KT와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을 두고 유료방송 구조개편의 2라운드가 펼쳐졌다는 평가다.

출범 20년이 넘은 케이블TV가 빠른 속도로 10년이 갓 넘은 IPTV 진영에 흡수되는 모양새다. 업계 1~2위에 이어 남은 케이블TV 회사도 매각 희망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TV 인수합병 2라운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요 케이블TV 회사가 인수 또는 합병된 이후에 지역 중심의 개별 케이블TV 회사의 재편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유료방송 시장이 인수합병 중심으로 구조개편이 이뤄졌다면 OTT는 새로운 시장을 키워내고 질서를 만든 한 해다.

과거 N스크린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OTT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는 국내서 수년 전에 등장했다. 하지만 단순한 인터넷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수준에서 본격적인 국내 방송 플랫폼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최근 1년 새 이야기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예컨대 과거 국내 시장에서 OTT와 유사한 서비스는 이동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처럼 다뤘다. 또는 인터넷서비스사업자가 내놓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정도로 여겨진 것이 사실이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시각은 바뀌었다.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콘텐츠 소비가 해외 각국에서도 일반화되면서 새로운 구독 서비스 모델의 대표 주자로 자리를 잡았고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합종연횡 움직임이 벌어졌다.

토종 OTT 대표주자로 일컫는 웨이브는 지난해 지상파방송 3사의 ‘푹’,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를 합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옛 CJ헬로가 첫선을 보였던 티빙은 CJ ENM으로 이관된 뒤 올해 들어 분사 절차를 거쳐 JTBC와 통합 출범을 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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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콘텐츠 투자 자금력을 갖춘 넷플릭스와 국내 OTT의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잠식을 우려한 정책적인 지원 방안이 나오기도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그런 가운데 글로벌 콘텐츠 강자인 월트디즈니는 새해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2020년은 방송산업의 여러 요소 중에서도 전송 플랫폼의 변곡점에 시선이 쏠렸던 해”라면서 “본격적인 재편은 콘텐츠 투자와 소비에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새해 방송산업의 키워드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