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으로 위축된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내년엔 소폭 늘어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22일 산업은행이 공개한 '2020년 하반기 설비투자계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설비투자는 165조7천억원으로 올해 투자 집행액(잠정) 대비 1조3천억원(0.8%)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 제조업 분야에선 반도체 업종이 업황 호조에 따라 올해보다 5.2% 늘어난 41조8천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예고했다. 또 비제조업 분야에선 전기·가스 업종의 투자가 17조8천억원으로 0.9%, 건설업은 11조7천억원으로 13.2%, 부동산업의 경우 22조원으로 5.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석유화학·석유정제 업종과 디스플레이, 자동차, 통신 등 설비투자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측은 "내년에도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겠으나 글로벌 경제 반등과 내수 회복 기대 등에 설비투자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조사 기간 중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업체가 적지 않아, 전망치는 실제 투자보다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집행액은 164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조8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 7월 발표된 2020년 설비투자 계획액(153조8천억원)에 비해 10조6천억원 증가했는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반등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의 설비 투자가 39조7천억원으로 9.6% 늘었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투자액(10조9천억원)을 작년보다 줄이긴 했으나 업황 회복으로 당초 계획(8조6천억원) 대비 26.7% 증가한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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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업종은 경기 부진과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등 영향으로 전년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5일부터 11월20일까지 국내 3천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산업은행은 매년 2회에 걸쳐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과 실적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