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예상보다 빠른 내년 1분기부터 조기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날(16일) D램 현물가격(DDR4-2400 8Gb 기준)은 6.5% 상승한 3.22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품목별로 서버 D램은 0~5%, 그래픽 D램은 5~10%, 컨슈머 D램은 0~8%가량 올해 4분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현물가격 인상에 대해 D램 모듈 업체들을 중심으로 D램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유통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D램 구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현물가의 최저-최고 괴리가 좁혀지며 장중 최저가가 급등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가격인상을 거부하며 매집을 주저하던 유통상들의 본격 매집으로 해석이 가능, 향후 현물가격 인상의 지속력을 의미한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또 "중기적으로 펼쳐질 서버 판가 인상 과정에서도 판가 인상의 본질은 유사하다"며 "현재 판가 인상에 저항하는 서버 고객사들은 일부 경쟁사의 본격 구매 개시(구글 등)과 함께 내년 1분기부터 물량확보를 위한 경쟁적 구매 형태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D램 현물가격은 반도체 공급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가 수요 업체(애플, 구글 등)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도매가격(거래가격)의 선행지표다. 통상 현물가격이 오르면, 거래가격도 추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IT 비수기인 내년 1분기의 메모리 수요가 기존 시장 추정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 아이폰12 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한 96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고, 12월부터는 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하이퍼 스케일러(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로 2020년 PC 판매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D램 익스체인지에 의하면 내년 1분기 PC 판매는 7421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D램 시장의 이 같은 조기 회복 기대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1분기 D램 사업 전망도 밝다. 양사 모두 D램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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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케이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 D램 사업에서 각각 매출 7조9260억원·영업이익 2조9200억원, 매출 5조3810억원·영업이익 1조47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업황은 예상보다 강한 VOX(비보, 오포, 샤오미)의 모바일 수요로 공급업체의 재고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정전으로 인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실제 공급 차질 규모보다 구매심리가 크게 자극될 것으로 예상, 가격 협상력은 공급자 우위로 돌아섰다고 판단한다. 서버 고객도 공급 차질을 우려해 재고 축적 수요가 빠르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