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원하는 데이터 분야 인재 따로 있다

LG전자 서희 팀장 "데이터 엔지니어·사이언티스트 영역에서 스킬 쌓아야"

컴퓨팅입력 :2020/12/16 06:43    수정: 2020/12/16 06:54

기업이 원하는 데이터 분야 인재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2~3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에서 빅데이터는 그 필요성을 증명해야 하는 기술이었다. 이에 기술을 이해하고 필요성을 현업에 설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이 분야 지원자들에게 요구됐다. 이제는 빅데이터가 업무 효율화·생산성 향상·신사업 발굴을 위한 필수 도구로 업무 곳곳에 적용되면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 관련 직무와 스킬셋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렇다면 신입 지원자에게 열려있는 직무는 무엇이고, 어떤 역량이 요구될까?

LG전자 소속 데이터분석가 서희 팀장은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데이터 취업토크'에서 '기업이 원하는 데이터 분야 인재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최근 변화를 소개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최한 데이터 취업토크는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는 '2020 데이터 진흥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데이터 전문가들이 이 분야 취업 준비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데이터 산업 동향과 취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강연한 서희 팀장은 현재 LG전자에서 고객관계관리(CRM)·데이터마케팅을 위한 데이터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다. 강연은 대기업 데이터 분야 신입직에 지원할 때 참고할 만한 최근 동향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 팀장은 먼저 빅데이터가 '신기술 하이프 사이클' 중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LG전자 서희 팀장이 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데이터 취업토크에서 기업이 원하는 데이터 분야 인재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2014년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기대가 정점에 이르는 '기술의 거품' 단계를 넘어, 과장이 꺼지고 실망하는 목소리가 커지다가 재조명 받는 주기를 2018년까지 밟아왔다. 이 단계를 모두 지나 지난해부터 올해는 기업에서 빅데이터가 '실제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 팀장은 "인공지능(AI)·클라우드·빅데이터를 다 섞어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용어가 새로 나왔는데 이는 기업이 업무에 이런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선언과 같다"며 "빅데이터가 이제 적용의 시기로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이 분야 신입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역량도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서 팀장은 "2018년에는 문제 해결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때는 증명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현업에 있는 사람들은 이 기술을 모르고, 그래서 자기 영역과 연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술을 아는 사람이 비즈니스 현업에 뭐가 좋은지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했다. 이 것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이뤄졌던 업계 트렌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고 외부 데이터와 연결을 시도할 만큼 빅데이터 기술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불어 기업 내 데이터 직무도 세분화되고 직군도 정리되기 시작했다.

LG전자 서희 팀장이 데이터 신입사원 직무분류를 소개하고 있다.

서 팀장은 "이전까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이름으로 뭉쳐 있었던 데이터 직무가 이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및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리서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세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팀장은 이 중에서 신입 지원자에게 열려 있는 직군과 그렇지 않은 직군이 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및 비즈니스 애널리스트와 소트웨어 엔지니어는 신입 보다 경력직에 더 경쟁력이 있는 영역이다.

데이터 및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는 기업에서 특정 분야(도메인) 지식을 쌓은 경력자에게 훨씬 적합한 직군이다. 서 팀장은 "높은 도메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간단한 데이터 분석은 도구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많은 기업들이 마케터, 품질, 고객비스 분야 현업 직원들에게 1년에 2주에서 1달 가량은 빅데이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업에서도 이제 직접 대시보드를 그리고, 데이터 분석에 대한 매트릭도 정의하고, AB 테스트도 설계할 수는 수준이 됐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기존 개발자들이 데이터 분야까지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개발에 대한 이해가 높고 레거시 시스템을 잘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 빅데이터와 데이터 명세서만 추가로 익혀 담당할 수 있다. 서 팀장은 "이미 이런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 기업 내에 많다"며 신입 지원자들에게 추천하지 않았다.

신입 지원자들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직군은 '데이터 엔지니어'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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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엔지니어는 레거시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분야다. 서 팀장은 "많은 회사들이 레거시 시스템을 클라우드 등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추세에 있다"며 "전환되는 순간 데이터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많아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개발에 대한 이해가 좀 있다면 관련 자격을 확득하는 등 스킬셋을 쌓으며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데이터 엔지니어와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중간에 있는 영역으로, 많은 기업에서 이런 역할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수요가 높은 영역이다.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는 데이터를 잘 알지만 깊이 분석까진 어렵다. 따라서 모델링 최적화나 모델링 검증이 필요할 때 실질적으로 작업해 주는 역할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담당한다. 서 팀장은 "최근 채용 공고의 업무 설명을 보면 이런류의 역량 요구가 많다"며 "모델링 분야에서 역량을 잘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