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억원이 넘는 초프리미엄 TV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들 회사는 각각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롤러블 OLED TV를 내세워 차세대 초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두고 한판 붙는다.
■ 삼성전자,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출시
10일 삼성전자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1억 7천만원에 달하는 '마이크로 LED TV' 110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TV다.
신제품은 약 3.3제곱미터 정도의 크기에 마이크로 LED 소자가 800만개 이상 사용돼 4K급 해상도를 갖췄다. 800만개가 넘는 각각의 RGB소자가 따로 제어되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 LED TV는 무기물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무기물 소재는 유기물 소재와 달리 수명이 10만 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화질 열화나 번인 걱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 110형의 출고가는 1억 7천만원으로, 12월 중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내년 1분기에 본격 출시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정용 마이크로 LED 시장을 주도해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 LG전자,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 판매
LG전자도 지난 10월 세계 최초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제품 출하가는 1억원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화면을 둥글게 말거나 펼 수 있는 플렉서블 TV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얇고,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65인치에 4K 화질을 갖췄으며 4.2채널 100W 출력 스피커를 탑재했다.
LG전자는 시그니처 올레드 R 제품 생산부터 마케팅, 고객 관리까지 차별화된 방식을 도입했다.
LG전자는 시그니처 올레드 R 생산부터 품질 검사까지 명장이 수작업을 통해 진행한다. 명품 시계, 럭셔리 카 등 초고가 명품을 생산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또 알루미늄 본체 상판과 측면에 고객이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 팔려고 내놓은 제품이 맞나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와 LG전자 롤러블 TV는 1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화두에 올랐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가 1억 7천만원, LG전자 롤러블 TV 시그니처 올레드 R이 1억원으로 웬만한 벤츠 급 가격이다. 일반 소비자가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가격이기도 하다.
다만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이들 제품의 판매량이나 매출, 손익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많이 팔기보다는 자사 브랜드를 고급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기술을 통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려는 자존심이 앞선다. 특히, 기술 과시적인 측면이 크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은) 라인 구축 등 양산성을 갖추고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상품으로 보기 어렵다”며 “로욜이나 화웨이가 판매 목적보다는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선보인 폴더블폰과 비슷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남 연구위원은 “TV는 패널이 가장 중요한 제품인데, 마이크로 LED의 경우 패널 제조사가 이를 납품하지 않는 형태”라며 “패널 회사를 견제하는 역할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제조사가 이와 같은 기술을 가진 자체가 패널 회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미니 LED TV와 판매 간섭 없을 듯
올해 선보인 마이크로 LED TV, 롤러블 TV와 별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미니 LED TV 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
미니 LED TV는 기본적으로 LCD TV다.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 칩셋을 뜻하는 미니 LED를 백라이트 유닛(BLU)으로 사용하는 LCD TV다. LED 칩 개수가 늘어나 기존 LCD보다 발광 소자가 더 촘촘하게 배열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내년 미니 LED TV 시장 규모는 170만대로 추산된다.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2022년 301만대, 2023년 467만대, 2024년에는 70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미니 LED TV는 삼성 QLED에 사용되는 퀀텀닷 시트와 함께 적용돼 최상위 제품군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QLED에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추가 제품 라인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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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QLED 라인업에 미니 LED 기술을 적용한다면, LG전자는 나노셀 브랜드로 미니 LED TV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니 LED TV는 자발광 소자인 OLED TV와 화질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마이크로 LED TV나 롤러블 TV의 경우 기존 QLED·나노셀 라인업과 판매 간섭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마이크로 LED TV나 롤러블 TV는 홈시어터 애호가와 같은 기존 TV 고객층과 다른 초프리미엄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