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원자력 로봇들로 원자력 사고에 대응하는 자체 무인 방재 시스템을 갖췄다고 7일 밝혔다.
로봇 방재 시스템은 실내 모니터링 로봇 '티램(TRAM)', 실외 모니터링 로봇 '램(RAM)', 사고대응 로봇 '암스트롱(ARMstrong)', 그리고 공중 방사선 모니터링 드론으로 구성됐다. 이들 로봇은 최근 실제 방재훈련에 참여해 실효성을 입증했다.
방사선·온도 탐지기를 탑재한 티램은 계단과 장애물을 넘으며 이동한다. 이 로봇은 본체 높이가 30센티미터(㎝)에 불과한 소형 장갑차 형태로, 사고 현장의 방사선량·열화상 정보와 3차원 지도를 실시간으로 작성해 외부로 송신 가능하다.
램은 상용 ATV를 원격 조종하는 로봇이다. 넓은 발전소 부지 안에서 방사선 탐지 장비 등을 싣고 시속 60킬로미터(㎞) 속도로 고속 주행을 할 수 있다. 램에 공중 모니터링을 위한 드론을 조합하면 지상과 공중 다각도에서 현장 관측과 방사선 오염지도 작성도 가능하다.
유압시스템이 적용된 암스트롱은 양 팔로 총 200킬로그램(㎏) 하중의 물건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무한궤도로 험지 이동이 가능하다. 무거운 콘크리트나 폐기물 드럼을 취급하고 소화수를 분사하거나 잔해물 처리, 밸브 조작이 필요한 사고 현장에서 유용하다. 사람 팔 모양의 '마스터 디바이스'를 움직이면 고중량 파이프를 조립하거나 랜 커넥터를 꽂는 섬세한 작업도 할 수 있다.

연구원은 방사선 비상대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매년 2회 이상 다양한 시나리오의 방사능 방재훈련을 실시 중이다. 2016년부터 6차례에 걸쳐 실제 훈련에 로봇을 투입하며 실효성을 검증하고 로봇을 보완해왔다는 설명.
지난 8월 진행된 10월 훈련에선 티램 로봇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현장 상황을 상황실로 전송, 암스트롱이 우레탄 폼을 분사해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건물의 출입구를 밀봉하는 작업을 완수했다.
연구원은 "암스트롱의 방사성 물질 밀봉 훈련은 해외에서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새로운 것으로,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수 차례 훈련으로 기능이 안정화되었을 뿐 아니라, 올해 훈련에선 로봇 전용 영상통신 서버를 구축해 보안을 크게 강화했다"면서 "무선통신으로 제어하고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로봇의 특성상 사이버 보안은 특히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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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민 원자력연구원 로봇응용연구부장은 "연구원 자체 로봇 방재시스템 구축은 1단계 시작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만일의 사고에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호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4차산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우리 로봇이 국가적 대응 체계를 지원할 수 있는 2단계, 해외 방재기관과의 국제 공조체계를 확고히 구축하는 3단계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