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실행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전반적인 운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첨단 기술을 도입해 충전 방해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시행 중인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은 한계를 안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충전방해금지법 이행을 위한 단속인원 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스마트폰 앱으로 신고해도 단순히 위반자 대상의 권고 조치만 끝난 경우도 있었다.
특히 아파트 등 다세대 주택 내 충전 방해 행위는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에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완속충전기 구간에 일반 차량이 세워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일부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소유주들도 아파트나 빌라 내 전기차 충전공간이,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로 세대 구성원 내 갈등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안을 통해 내년까지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급속충전기 뿐만 아니라 완속충전기도 전기차 충전방해행위 단속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아파트 내의 방해 행위 단속 방안은 마련하지 않았다.
테슬라 과금 정책, 정부가 배워야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충전기 장기간 점유 시, 이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충전기는 테슬라 슈퍼차저 밖에 없다.
테슬라는 지난 10월 26일부터 국내에 있는 모든 슈퍼차저 충전소를 유료화했다. 사용요금은 1kWh당 200원~400원 수준이다. 해당 요금은 한국전력의 충전 요금 정책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동이 가능하다.
만약 충전이 끝났는데도 운전자가 이후 장기간 차량을 이동하지 않을 경우 슈퍼차저는 해당 차주의 카드 결제 정보를 활용해 별도의 수수료를 추가할 수 있다. 정확한 수수료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운전자가 빨리 이동하지 않을 경우 운전자에게 더 큰 손해를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삽입식 IC 신용카드 단말기에 설치된 공공 급속충전기를 대상으로 한 충전 예약 및 종료 안내서비스를 시작했다. 충전기에 충전하기 전에 사용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충전기 스스로 사용자의 휴대전화에 안내문자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처럼 별도의 수수료 부과 시스템은 없다.
커넥티비티 서비스에 가입한 전기차 오너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신의 전기차 충전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스템은 운전자를 위한 충전 정보만 제공해줄 뿐, 충전방해금지행위에 대한 안내나 권고를 해주지 않는다.
테슬라의 충전 수수료 정책은 우리나라 정부가 참고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무선통신 기술을 좀 더 활용해 전기차를 식별할 수 있는 번호판 인식기를 만들거나, 차량 충전 상태에 대한 실시간 안내 문자 도입 등이 필요하다.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이란?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은 말 그대로, 전기차의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법이다.
일반 차량이 전기차 충전구역에 무단 주차하거나, 전기차가 충전 없이 충전 구역에 주차할 경우, 전기차가 충전이 끝나도 장시간 충전기 연결을 해제하지 않는 경우 등이 해당 법 위반 사례로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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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을 위반하게 될 경우 과태료는 ▲일반자동차가 전기차 충전시설에 주차한 경우 10만원 ▲충전구역 내, 충전구역 앞, 뒤, 양 측면에 물건 등을 쌓거나 주차한 경우 10만원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 주변에 물건 등을 쌓거나 충전을 방해한 경우 10만원 ▲충전구역의 진입로에 물건 등을 쌓거나 주차하여 충전을 방해한 경우 10만원 ▲충전구역임을 표시한 구획선 또는 문자 등을 지우거나 훼손한 경우 20만원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을 고의로 훼손한 경우 20만원 ▲급속충전시설에서 충전을 시작한 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고시한 시간이 경과한 경우 10만원 등이다.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을 목격할 경우, 생활불편신고 앱 등을 활용하면 가장 좋다. 위반 행위를 촬영하고 구체적인 장소 등을 기입하면 된다. 하지만 지자체의 단속 여건이나 내부 상황에 따라 신고에 따른 처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