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 수출길 열렸다?...판호 발급에 전망 엇갈려

4년만에 서머너즈워 첫 외자 판호 발급 희소식

디지털경제입력 :2020/12/03 11:02    수정: 2020/12/03 21:05

약 4년간 막혔던 중국 게임 시장 진출에 희망이 생겼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중국 외자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기대는 되지만, 중국 게임 수출길이 완벽히 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중국 시장이 어제와 오늘이 다른 불확실성이 큰 시장인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 서머너즈워 이후 추가 판호 발급 건수와 기간 등을 살펴봐야 중국 게임 수출 여부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중국 당국이 약 4년만에 우리나라 게임인 서머너즈워에 외자 판호를 발급해줬다.

컴투스 서머너즈워, 외자 판호 발급...약 4년만에 우리나라 게임 중 처음

지난 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공개한 게임 판호 승인 정보 자료에 따르면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다.

외자 판호는 중국 기준 해외 게임 대상 서비스 허가권을 뜻한다.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비공식적인 보복성 조치로 판호 발급을 지연해왔다고 알려졌다. 일종의 한한령이다.

이런 상황에 서머너즈워의 판호 발급은 업계에 희소식이었다. 약 4년 만에 막혔던 중국 수출길이 열린 것 아니냐는 기대에서다.

서머너즈워 공식 홈페이지.

판호 발급 결과를 기다리는 게임은 상당 수로 알려지만, 공개된 것은 일부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모바일', 액션스퀘어의 '삼국블레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국내에 선출시된 위메이드의 '미르4'는 내년 중국 진출 계획이 공개된 만큼 현지 파트너사 선정 및 계약, 판호 신청 여부에 시장의 관심은 더욱 쏠릴 전망이다. 미르4는 원스토어와 갤럭시스토어 매출 1위, 구글과 애플 매출 톱10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최신작이다.

서머너즈워 판호 발급은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답보상태였던 중국 수출 계약이다.

그동안 중국 퍼블리셔사들은 외자 판호 발급 지연에 우리나라 게임사와의 계약을 피해왔다. 계약을 해도 중국 현지에 게임을 내놓기 어려운 탓이었다. 이에 일부 중국게임사는 우리나라 게임사에게 리소스만 판매하고 지식재산권(IP)을 포기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각 게임사들은 중국 대신 북미, 유럽, 일본, 대만 등의 진출을 선택해왔다. 중국 판호 발급이 지지부진한 게 영향이 컸다"며 "이번 서머너즈워 판호 발급이 좋은 출발이기를 바란다. 중국 당국이 외자 판호 발급에 속도를 내주면 우리나라 게임사들은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판호 발급 지켜봐야..."장미빛 기대 경계"

업계 일각에서는 서머너즈워 판호 발급이 단발성 이슈로 끝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중국은 믿을 수 없는 시장이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있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게임 등 문화콘텐츠를 검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중화사상에 맞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하는 과감성도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우리나라를 따라 청소년 대상 게임 규제도 강화한 상태다.  

게다가 우리나라 게임들이 중국에 모두 수출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외자 판호 발급 기간과 건 수를 살펴보면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실제 중국 외자 판호 건수는 대폭 줄어들었다. 2017년 467건, 2018년 55건, 2019년 185건, 올해 1~10월 50여 건으로 알려졌다. 

판호 발급을 받아도 서비스가 지연된 사례도 있다.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이 대표적이다. 애초 이 게임은 지난 8월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과몰입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출시일이 잠정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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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이번 판호 발급은 희소식이 맞지만, 그렇다고 중국 수출길이 모두 열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중국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이 필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장미빛 기대는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대표는 "중국의 외자 판호 발급 건 수를 보면 분위기가 예전처럼 좋지는 않다.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판호 발급이 되더라도 서비스까지는 또 다른 고난의 과정이 있다. 이 과정에서 판호 발급이 취소될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래도 중국 진출 준비는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