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대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조건으로 2년 내 실외 기지국 12만국 구축을 제시했다. 전국 어디에서나 5G에 접속할 수 있는 촘촘한 전국망을 2년 내 구축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조건에 5G 인빌딩 중계기는 제외된 탓에 실제 이용자가 체감하는 5G 서비스 품질이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7일에 발표한 주파수 재할당 방안에 대한 이통3사의 의견을 수렴해 조정한 내용이다.
과기정통부는 5G 투자에 비례해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산정하는 기존의 방안을 유지하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5G 투자 수준과 대가를 완화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재할당 대가 인하를 위한 기지국 의무 구축 수량을 당초 15만국에서 12만국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른 할당 대가도 최저 3조4천억원에서 3조1천700억원으로 낮췄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통신사의 추가 의견수렴 및 분석을 통해 LTE 전국망 주파수의 지상 무선국 설치 국소와 2022년까지 구축 가능한 5G 무선국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통신3사가 지난 7월에 발표한 5G 투자 계획보다 상향된 12만국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통신 3사는 “아쉬움이 남지만, 정부가 사업자의 현실 등 제반 사항을 두루 감안해 결정한 만큼 목표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자의 긍정적인 대답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실외 기지국 구축에 집중한 나머지 5G 인빌딩 구축에는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일부 사업자는 정부가 조건으로 내건 투자에 5G 인빌딩 중계기를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최종적으로 정책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는 정부가 제시한 실외 5G 무선국 구죽 조건과 5G 인빌딩 투자는 별개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정된 재화 내에서 설비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우선순위에서 5G 인빌딩 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5G 인빌딩은 건물 내에서도 원활한 5G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무선 중계기를 활용해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이동하지 않는 건물 내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이용자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5G 서비스를 위해 인빌딩 확대는 필수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는 지난 8월 '5G 품질 평가'를 통해서도 3사의 인빌딩 구축 현황에 대해 살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가 5G 인빌딩을 구축한 대형점포·백화점·여객터미널·대형병원·전시장 등은 평균 1천275개, 전파 신호세기(-105dBm이상)의 비율(이하 5G 가용률)은 평균 67.93%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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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재할당 대가 산정을 통해 주요 도심 외 도서·산간 지역까지 5G를 촘촘하게 구축하라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이해된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G 인빌딩은 별도의 계획을 갖고 추진하는 영역이지만 한정된 CAPEX(설비투자비용) 내에서 실외 기지국과 인빌딩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건물에 대한 5G 인빌딩 투자는 이어가겠지만, 우선순위는 재할당 대가를 낮추기 위한 5G 실외 기지국 구축에 맞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