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신구 조화 속 '안정 속 젊은 혁신' 택했다

구광모 회장 '실용주의' 기조 반영…안정적 사령탑 아래 미래 쇄신 바람

디지털경제입력 :2020/11/26 20:35    수정: 2020/11/27 09:05

LG그룹이 2021년도 정기 인사를 마무리했다. 인사 핵심 키워드는 신구 조화를 통한 '안정 속 젊은 혁신'으로 요약된다. 능력 있는 젊은 임원을 대거 발탁해 미래 생존을 위한 혁신을 꾀하는 동시에 경륜있는 최고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해 코로나19 등 위기 극복 역량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이번 인사기조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LG가 25~26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통해 실시한 2021년도 인사에서는 124명의 신규 임원이 승진해 성장사업 중심으로 전진 배치됐다. 인사 규모는 승진한 177명에 더해 4명의 CEO·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신규 선임까지 합하면 총 181명이다. 지난해 168명보다도 크게 늘었다. 연중 23명의 외부 인재도 임원으로 영입했다.

구 회장은 실제 최근 한 달간 최고경영자(CEO)와 진행한 사업보고회를 통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며 “미래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육성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해진다.

구광모 LG 회장.(사진=LG)

LG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며 "미래 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경륜있는 최고경영진을 유지해 위기 극복 역량 강화와 지속 성장 토대 구축을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구 회장 취임 3년차를 맞은 올해 LG 계열 분리안도 이사회를 통과했다. ㈜LG는 LG상사(판토스 포함)·실리콘웍스·LG하우시스·LG MMA를 자회사로 두는 '㈜LG신설지주(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 절차를 거치면 5월1일자로 2개 지주사로 재편돼 출범한다. 사업 영역을 전문화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

37세 상무 등 124명 젊은 임원 발탁…디지털 전환·배터리 성과자 중용

2021년 LG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124명의 상무를 대거 발탁한 것이다. 이중 45세 이하 인원만 24명에 이른다. 지난 2년 21명 규모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최연소 임원은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1983년생)로 37세다. 1980년대생 신임 임원은 지난해에 이어 3명이 선임됐다.

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업무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이 대거 발탁됐다. 이는 구광모 회장이 계열사 전반에 지속 추진해 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일환의 영역에 속한다.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와 엔지니어 분야에서의 젊은 인재 승진도 확대됐다.

LG화학에서 12월 분사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12명의 신임 임원이 발탁됐다. LG 배터리 사업부는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1위의 성과를 거뒀다. 장기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디스플레이 사업 안정화에 기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5명의 상무가 선임됐다.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직원들이 구광모 LG 회장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를 PC로 시청하고 있다. (사진=LG)

사장 승진 5명...CEO에 황현식 LG 유플러스·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성과주의 원칙을 기반으로 사장 승진도 5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2년간은 1명 규모였다.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CEO 사장,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사장, 이방수 ㈜LG CSR팀장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신규 CEO에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신규 사업본부장에는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부사장과 남철 LG화학 첨단소재본부장 전무가 선임됐다.

여성 임원 15명 '역대 최다'…외국인 승진자 3명 배출

여성 임원 확대 기조도 이어졌다. 전무 4명, 신규 임원 11명 등 역대 최다인 15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39명에서 51명으로 늘었다. 부사장 1명, 전무 9명, 상무 41명이다. LG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도 2018년 말 3.2%에서 2020년 말 5.5%로 증가했다.

이번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김희연 전무), LG유플러스(여명희∙김새라 전무) 등 2개사는 최초의 여성 전무를 배출했다.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 차원에서 최초의 여성 전무(윤수희 전무)를 발탁했다. 상무에는 페이포인트 해결에 앞장서 온 고은정 상무를 포함한 LG유플러스 3명, LG전자 2명, LG화학 1명, LG에너지솔루션 1명, LG생활건강 2명, LG헬로비전 1명, LG CNS 1명이 선임됐다.

올해 외국인 승진자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 데니 티미크(Denny Thiemig, 독일인) 상무 등 3명 배출하며,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현지 핵심 인력을 확대 중용하면서 다양성을 강화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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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인재 상시 영입해 순혈주의 탈피

LG는 이번 연말 임원인사와는 별도로 2020년 한해 연중 사업에 필요한 전문역량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영역의 외부 인재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탈피하고 있다.

올 한해 동안 ▲LG CNS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로 윤형봉 티맥스소프트 글로벌사업부문 사장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부사장)으로 허성우 롯데BP화학 대표 겸 BP(British Petrol)코리아 대표 등 총 23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