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완성' 카카오맵 공적마스크 프로젝트 성공비결

애자일개발, 팀원간 소통, 몰입이 핵심 키워드

컴퓨팅입력 :2020/11/20 21:39    수정: 2020/11/21 09:34

“완성된 기획서 없이 사무실 출근도 못 하는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모든 플랫폼에 5일 만에 배포해야 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키워드는 속도, 소통, 몰입 3가지였다.”

카카오의 김태엽 카카오맵 기획파트장은 18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프 카카오(if kakao 2020) 컨퍼런스'에서 ‘담당자만 아는 카카오맵의 공적마스크 프로젝트 뒷이야기’라는 주제로 애자일 방식으로 빠르게 개발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맵에서 공적마스크 판매처 위치 검색 및 마스크제고 표시 서비스를 지난 3월 11일 출시했다.

카카오 김태엽 카카오맵 기획파트장(이미지=이프 카카오 컨퍼런스)

공적마스크 위치 검색 및 재고 표시 서비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정보화진흥원에서 제공하는 공적 마스크API를 활용해 카카오맵 상에 마스크 판매처와 재고를 표시하는 서비스다.

해당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진 사용자를 위해 마련됐다. 마스크 판매처를 사전에 확인해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재고가 떨어진 판매처를 방문하는 헛걸음도 최소화했다.

공적마스크 프로젝트에 PM으로 참여한 김태엽 파트장은 “카카오맵은 ‘당신을 좋은 곳으로 이끌어줄 지도’를 미션으로 삼고 있다”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팬더믹 시대에 어떻게 사람들을 좋은 곳으로 이끌지 고민하던 중 공적마스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맵 앱은 네이티브로 개발됐기 때문에 안드로이드OS, iOS 버전을 별도로 개발해야 했다. PC와 모바일웹 버전 역시 별도 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공공 포털 API 공개되는 3월 10일 다음 날인 11일 바로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래서 아직 나오지 않은 API를 예상하며 기획, 디자인, 개발을 진행해야 했다. 또한 진행의사결정이 6일에 이뤄졌기 때문에 5일 안에 모든 개발이 마무리되야 했다.

김 파트장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점이라 완성된 기획서 없이 사무실 출근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플랫폼에 5일만에 배포한다는 것은 가능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5일안에 개발해야 하는 만큼 프로젝트의 모든 기준은 속도에 맞춰졌다. 프로젝트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빠른 실행과 수정을 반복하며 끊임없는 액션과 피드백을 이끌어냈다.

모든 단계에서 완전한 결과물을 내기보다 우선 부족한 기획서를 만들고, 우선 디자인과 개발을 진행했다. 이후 내부 테스트를 통해 수정이 필요하거나 추가할 요소 등 찾아내고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김태엽 파트장은 “서비스 오픈하기 10분 전까지도 수정하고 또 수정해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며 “그래도 부족하더라도 빠르게 만들고 수정하기로 결정한 것이 압도적인 프로젝트 속도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한 빠르게 프로젝트를 수행하고자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반복 작업을 거쳤다”며 “덕분에 속도뿐 아니라 완성도도 높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격정적인 애자일 프로젝트를 진행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팀은 개발과 수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피드백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다만 원격근무 체제로 인해 모든 팀원이 모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파트장은 “2월부터 실시한 원격근무로 인해 대화는 메신저로 하고, 결과물은 파일로 주고 받고,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돼 개발효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특히 대외커뮤니케이션, 홍보, QA 등 여러 분야의 담당자가 참여해 과연 원격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지가 큰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개발 속도에 대한 우려를 안고 공적마스크 프로젝트는 모두 원격으로 진행됐다. 원격 오프라인 미팅은 한번도 진행되지 않았다. 모든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으며 간단한 의사소통은 모두 메신저를 통해 이뤄졌다.

김태엽 파트장은 “생각보다 다들 낯선 환경에 금방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수십명이 모일 회의실을 찾지 않아도 되고, 밤낮에 상관없이 회의 진행이 가능해 의사결정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로는 카카오톡을 선택했다. 카카오톡은 업무 목적이 아니라 히스토리 관리가 어렵고, 여러 컨텍스트가 섞일 가능성이 큰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언제나 빠른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단톡방을 살펴보면 프로젝트를 시작한 7일은 대화량이 가장 적었으며, 배포일인 11일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5일간 총 대화 수는 4천597건으로 하루 평균 900건의 대화가 오간 셈이다.

김 파트장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여기에서도 속도였다”며 “별도의 이야기지만 랜덤 선물하기 등의 이벤트를 통해 팀원의 텐션을 끌어올리기도 했다”라고 귀띔했다.

프로젝트 속도를 높일 수 있었던 마지막 키워드는 몰입과 헌신이었다. 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에 프로젝트 구성원이 공감할 때 속도와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획서도 없이 사무실에 출근도 못하는 상황에서 5일만에 배포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궁극적으로 왜 해야 하고 의미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함께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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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오픈 후 카카오맵 내 마스크 관련 검색어가 평소 대비 28만 배 상승했다. 신규사용자 역시 신규사용자 가입 비율이 220% 증가했다. 또한 오픈 직후 감소하던 가입자 수가 며칠 뒤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비스가 알려지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엽 파트장은 “앞서 말한 것처럼 카카오맵의 미션은 ‘당신을 좋은 곳으로 이끌어 줄 지도’이고 이번 프로젝트는 그 미션에 부합했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나 가보지 않은 길을 앞서며 사람들을 좋은 곳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