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초기 320x240 해상도 동영상도 스트리밍으로 보려면 10초 이상 기다려야 했다. 지금이야 그 4배 용량의 HD급 영상을 1~2초만에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편리하고 빠르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배경에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기술이 있었다. CDN 서비스의 첫 상용화가 1999년이었고, 한국은 그 다음해인 2000년 CDN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한국 CDN이 2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미국 다음으로 CDN 기술을 상용화해 온라인 콘텐츠 접근성을 급속도로 높였다. 이는 세계서 가장 빠른 인터넷 국가 지위를 한국에 안겼고, 2010년 웹툰과 드라마, K팝 등 한국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게 한 원동력이었다.
CDN은 올해 3월 수백만명 규모의 온라인 개학을 단 열흘 만에 준비, 큰 장애 없이 운영하게 하기도 했다.
■ CDN, 온라인 콘텐츠 유통망 역할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해 동영상 등 콘텐츠를 이용하기까지 인터넷상 콘텐츠 유통 과정은 신선식품 유통 과정과 비슷하다.
소비자는 채소를 사기 위해 멀리 산지까지 가지 않고 미리 유통망을 통해 배송된 것을 가까운 마트에서 손쉽고 빠르게 구매한다. 인터넷의 각종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방송사, 게임회사 콘텐츠가 제작사 서버에서 직접 사용자에게 보내지는 게 아니라 사용자 집 근처 가장 가까운 서버에 미리 저장해뒀다가 소비자가 원할 때 콘텐츠를 빠르게 전송한다. CDN의 핵심인 ‘캐싱(Caching)’이다.
동영상, 이미지, HTML, CSS, 자바스크립트, 앱 등 인터넷상에서 보이는 것이 모두 캐싱 대상이다. 신선식품에 유통기한이 있듯 콘텐츠에도 유효기간을 둬 이를 넘기면 삭제하거나 다시 복사해 온다.
CDN을 활용하면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족해도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러 경로를 거치지 않고 미리 캐싱한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공자 입장에서도 인터넷 회선을 덜 사용해 비용을 아끼고, 갑자기 많은 사용자가 몰려도 여러 서버에 분산시켜 서버 다운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CDN은 보안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DDoS 공격이나 자연재해에 콘텐츠 공급자의 원래 서버와 나머지 캐시 서버가 정상 작동해 해킹이나 물리적 피해를 최소화해준다.
■ 1999년 미국에서 상용화, 한국도 2000년부터
CDN은 1995년 미국 MIT대학에서 연구를 진행해 1999년 최초 상용화됐다. 인터넷 초기 전국에 깔려 있는 인터넷 회선을 적게 사용하고 최단 경로로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려는 목적에서 개발됐다. 이후 콘텐츠 이용과 용량의 증가로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를 미리 사용자 인근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빠르게 보내주는 기술로 발전했다.
한국은 2000년 GS네오텍을 비롯한 몇 개 기업이 CDN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토 면적이 작고 인구 집약적인 한국은 사용자 트래픽을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고품질 콘텐츠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CDN 기술을 발전시켰다.
우리나라의 CDN은 2000년대 초중반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정적·동적 콘텐츠 전달에 집중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온라인 쇼핑 일상화로 인터넷 콘텐츠 산업이 커지면서 VOD,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발전 범위를 넓혔다. 2010년대 아이폰의 출시, 모바일 메신저의 등장, OTT 서비스 출현 등은 고응답성, 저지연 서비스 등 고품질 콘텐츠 서비스 소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2010년대 중반 온라인 게임의 폭발적 성장 와중에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고, 유튜브 이용이 보편화 하면서 CDN은 모바일 콘텐츠 소비를 지원하고 있다.
■ GS네오텍, 아카마이, 라임라이트 등 글로벌 CDN 각축전
현재 국내 CDN 시장의 대표 기업은 GS네오텍이다. 자체 기술력으로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포털, 방송, 게임, 이커머스, 교육 등 다양한 산업군에 CD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네오텍은 국내 지상파 및 종편 방송사와 푹, 티빙 등 OTT, 네이버 포털 및 이커머스, 교육 등 주요 콘텐츠 영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넓혀 나갔다. 2010년 국내 스마트폰 대중화와 맞물려 올림픽, 월드컵, 프로야구 등 굵직한 대규모 행사를 중계하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철저한 맞춤형 고객관리를 바탕으로 대표 CDN 기업 자리에 올랐다. GS네오텍과 함께 국내 시장을 다투던 씨디네트웍스는 외국계 기업에 매각됐고, 외국계 CDN 회사는 주로 해외 캐싱에 주력하고 있다.
CDN은 향후 개별 플랫폼을 통합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클라우드 인프라와 같이 ‘통합화’, ‘클라우드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서 온라인 사용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기업들이 이를 계기로 O2O 서비스, 온라인 교육, 미디어 커머스, 온라인 컨퍼런스 등 디지털 경제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늘어나는 온라인 수요와 함께 증가하는 CDN 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기존에 도입한 CDN 서비스의 운영을 최적화하고 비용을 효율화하려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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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네오텍은 기존에 개별 CDN 회사 단위로 계약, 운영하던 방식을 일원화해 통합 관리 가능한 멀티 CDN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해당 서비스로 기업은 네이버 클라우드, AWS, GCP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CDN 서비스와 전문 CDN 서비스를 각 계약 조건별 비용 최적화된 환경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된다.
GS네오텍 CDN그룹 박성채 팀장은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는 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인터넷 사용 경험도 품질로 느끼는 등 까다롭다”며 “장애 예방은 물론 품질 경쟁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미디어, 이커머스, 교육 등 산업별 특화 서비스와 실시간 모니터링, 24시간 대응 관리 등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