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억원짜리 마이크로 LED TV 출시 임박

더 세밀한 화질 강점…QLED 잇는 차세대 상품될 지 관심

홈&모바일입력 :2020/11/20 13:32    수정: 2020/11/22 16:51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를 연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 간판 TV 제품인 QLED를 잇는 차세대 TV 상품이 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공개 목표로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출시를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초 CES에서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더 월’ 75형·88형·93형·110형 라인업을 공개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출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팔려고 내놓은 제품이 맞을까

마이크로 LED는 매우 작은 LED다. 작아서 더 강력하다. 기존 제품의 15분의 1 수준으로 작아진 초소형 LED 소자가 촘촘하게 배열돼 더욱더 세밀한 화질을 구현한다. OLED와 QLED의 한계를 넘어선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개최한 '더 월' 미디어 아트 공모전 최종 수상작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다만 상용화를 위해선 비용 문제가 뒤따른다. 마이크로 LED는 LED 소자를 일일이 기판에 옮겨 심어야 하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제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현재의 제조공정은 초대형 패널 제작을 위해 오랜 제조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 출시가는 1억원 수준으로 잠정 결정됐다. 이는 LG전자 지난달 출시된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 출하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가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가격이다.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화면을 말았다 펼치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전자)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TV의 매출 규모는 2026년 2억2천800만달러(약2천539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하가가 너무 높아 기대보다 TV 시장 점유율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판매량이나 매출, 손익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많이 팔기보다는 삼성전자 브랜드를 고급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려는 것이다.

특히, 기술 과시적인 측면이 크다. 마이크로 LED는 패널사보다 제조사의 영향력이 더 큰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TV는 패널이 가장 중요한 제품인데, 마이크로 LED의 경우 패널 사가 이를 납품하지 않는 형태”라며 “패널 사를 견제하는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사가 이와 같은 기술을 가진 자체가 패널 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미니 LED TV와 판매 간섭?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는 약 200~300만대 목표로 미니 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마이크로 LED TV와 미니 LED TV 간 수요 잠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미니 LED TV는 삼성 QLED에 사용되는 퀀텀닷 시트와 함께 적용돼 최상위 제품군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QLED에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추가 제품 라인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프리미엄 TV의 차별화 전략은 미니 LED가 될 것이다”며 “미니 LED TV는 마이크로 LED TV로 가는 과도기적 기술이 아니라 대안적 기술로서 재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마이크로 LED TV의 경우 기존 QLED 라인업이나 미니 LED TV와 판매 간섭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마이크로 LED TV는 홈시어터 애호가와 같은 기존 TV 고객층과 다른 초프리미엄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삼성 마이크로 LED TV vs. LG 롤러블 TV

삼성전자가 1억원에 육박하는 초프리미엄 TV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앞세우는 LG전자와 차세대 초프리미엄 TV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아직 삼성 마이크로 LED TV의 세부 스펙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각각의 장점이 뚜렷하다. 롤러블 TV가 공간 활용을 내세운다면 마이크로 LED TV는 크기와 해상도 제약이 없다는 점이 주목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화면을 둥글게 말거나 펼 수 있는 플렉서블 TV로 OLED 디스플레이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화면이 말려 들어가는 정도에 따라 기존의 TV 폼팩터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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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하나금융투자 '디스플레이 : 마이크로LED 점검' 리포트

다만,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65인치로 최근 TV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대형화 트렌드에 역행한다. 마이크로 LED는 공간 활용이 기존 TV 폼팩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화면 크기 제약에서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와 OLED 모두 좋은 기술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둘 다 가격 경쟁력이 너무 낮다”며 “아직 시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마이크로 LED는 기술 개발 속도에 따라 가격이 내려갈 것이고 롤러블 TV도 원가 혁신으로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