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EV세상] 흡연구역 바로 옆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 눈살

3년 넘게 전기차 충전소 흡연구역 인접 문제 해결 안돼

카테크입력 :2020/11/17 14:34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가 고속도로 휴게소 내 흡연구역 바로 옆에 설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전기차 충전소의 흡연구역 인접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디넷코리아는 17일 오전 충남 서산시 서산휴게소 목포방향에 흡연구역에 인접한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한 남성은 충전소 모습을 바라본 채 담배를 물고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소속의 서산휴게소 목포방향은 왜 흡연구역 근처에 교통약자 배려 충전소를 세웠을까?

휴게소 관계자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흡연구역이 생긴 이후 교통약자 배려 충전소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휴게소 설치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흡연구역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 이 충전소는 서산휴게소 목포 방향 내에 위치해있다.

휴게소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충전소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위치도 충전기 관리 업체가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흡연구역 바로 옆 전기차 충전소는 전기차 오너들이 기피하는 충전소 중 하나다.

국내 전자지도 전문기업 맵퍼스가 지난 2018년 실시한 전기차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흡연시설이 가까이 있는 전기차 충전소가 전기차 운전자들이 꼽는 최악의 충전소로 뽑혔다.

지디넷코리아도 지난 2017년부터 3년 넘게 흡연구역에 인접한 전기차 충전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왔다.

현재 국내에는 전기차의 충전 방해 행위 적발 시 과태료를 물게 되는 ‘전기차 충전방해 금지법’이 운영중이지만, 아직 충전소 주변 흡연 문제를 막기 위한 방안이 없다.

전기차 오너 A씨는 지난 4월 “전기차 충전은 아이들에게 향후 자동차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제공해주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된다”며 “근처에 담배를 물고 전기차 충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분들이 많은데, 이 모습이 아이들 건강에 안좋을 수 있고,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들의 흡연의 모습을 배우고 그대로 따를까봐 두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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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기관들이 나서지 않으면, 흡연하지 않는 전기차 오너들과 전기차에 탑승한 미성년자 간접 흡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는 충전기 조작부를 1.2m 이하로 설정하거나 충전케이블 조작 편이 및 경량화 등이 마련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 이 조건이 충족되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전기차 충전을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