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SW 국내 생산규모 15조...지속적 육성책 나와야"

[방은주기자의 IT초대석] 지창건 임베디드SW·시스템산업협회장

인터뷰입력 :2020/11/16 10:15    수정: 2020/11/16 10:15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국내 생산액 규모는 2016년 기준 15조 8442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막대한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학계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임베디드SW 산업을 재정립하고 발전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지창건 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KESSIA) 회장은 16일 "임베디드SW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 회장은 지난 7월 임기 2년의 KESSIA 10대 회장에 취임했다. KESSIA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산하기구로 옛 정보통신부의 '임베디드SW 산업육성 추진'에 따라 2003년 2월 설립됐다. 출범 당시 명칭은 '임베디드소프트웨어산업협의회'였지만 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2013년 3월 현재의 '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로 명칭을 바꿨다.

지난 7월 KESSIA 회장에 오른 지창건 한컴인텔리전스 대표가 포부를 밝히고 있다.

임베디드기술이 우리 실생활에 많이 들어와 있고 진단한 그는 "계속 발전 시키지 않으면 임베디드SW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산업 분야의 에코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민관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 우리나라가 잘 할 수 있는 임베디드 분야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를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임베디드SW산업을 관할하는 부처는 산업부다. 정보통신부에서 지식경제부를 거쳐 산업부로 넘어갔다. 이 분야 대표 단체인 KESSIA는 임베디드SW산업 실태 조사와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및 정책 건의, 산업 유공자 포상 등의 일을 하고 있다. 특히 극심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산업 현장을 위해 전문 인력 양성 교육에 힘쓰고 있다. 매년 초중고, 대학(원)생과 일반인이 참여하는 '임베디드SW경진대회'도 열고 있다.

회원사는 180여 곳이다. 지 회장은 "임베디드를 하는 국내 기업은 약 2500개 정도 되지만 협회 회원사 중 대기업은 삼성과 LG밖에 없다"면서 "아직 임베디드 분야가 척박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산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삼성SDI와 PDA 벤처 회사를 거쳐 2004년 한글과컴퓨터그룹(한컴)에 입사했다. MDS 데이터분석보안사업부장 등을 거쳐 현재 한컴인텔리전스 대표를 맡고 있다. 한컴인텔리전스는 한컴의 15개 계열사 중 하나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난 4개월간의 회장 소회에 대해 그는 "많은 회원사들을 만나 관계를 돈독히 하려했는데 코로나로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최근 운영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조심스럽게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 회장은 20년 넘게 임베디드기술과 연을 맺고 있다. 대학 졸업후 첫 직장인 삼성SDI였는데 그곳에서 물류 개발을 담당했다. 두번째 직장은 PDA를 만드는 벤처회사 였다. 지 회장은 "PDA 벤처 회사에 다닐때 기획한 서비스들이 지금 나오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임베디드SW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창건 회장. 20년 넘게 임베디드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다.

그가 이끌고 있는 KESSIA는 2013년 명칭에 시스템을 추가했다. 임베디드SW가 제조업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혁신의 키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베디드 산업과 연구, 교육계 전반에 '위기'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 소관 부처인 산업부가 산업 육성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연구소와 대학, 기업이 잇달아 영향을 받고 있다. 임베디드SW 기술 개발을 주도해 온 큰 축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임베디드연구그룹 명칭이 바뀌었고, 일선 대학에서도 학과 이름에 임베디드가 사라지는 추세다. 

정부 지원액도 극히 미미하다. 임베디드SW 항목으로는 지원 예산이 거의 없다. 올해 겨우 연구개발(R&D) 항목으로 21억원이 책정됐을 뿐이다. 반면 연관 시장 규모는 막대하다. KESSI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자동차 산업의 완제품 부가가치액은 41조 2812억원이고, 자동차산업의 임베디드SW 부가가치액은 12조5392억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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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회장은 "협회가 지난 17년간 임베디드SW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면서 "임베디드SW를 현재 시점에 맞게 재정의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 산학연관 전문가와 힘을 합쳐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GE를 거론하며 "각종 센서와 SW를 도입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도 각종 디바이스나 센서를 제어할 수 있는 임베디드 SW기술을 서둘러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베디드는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이라면서 "스마트폰, 자동차, 항공기, 심지어 정수기에도 임베디드 기술이 녹아 있들어가 있다. 알고리즘을 칩화하는 핵심이 임베디드여서 AI시대를 맞아 임베디드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전임 경영자들에게서 카리스마 리더십과 포용의 리더십을 함께 배웠다는 그는 "협회 명칭부터 기술, 시장, 생태계 등 임베디드SW산업의 전반을 재정립하겠다"면서 "우리나라가 임베디드SW 강국이 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