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협동로봇 안전검증비, 1/10로 낮춘 게 기술”

신헌섭 세이프틱스 대표 "물리적 실험 없이도 충돌상황 분석”

인터넷입력 :2020/11/14 09:00    수정: 2020/11/14 11:14

"협동로봇 안전성 평가기술의 종합판이다", "슈퍼 솔루션이다".

지난 2월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표준기구(ISO) 회의에 참가한 유니버셜 로봇, ABB 등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이 국내 기술로 개발된 협동로봇 안전성 평가 솔루션에 보낸 극찬이다.

펜스로 둘러싸인 안전한 곳에서 운영되는 일반 산업용 로봇과 달리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서로 보조를 맞추며 작업을 돕기 위해 제작됐다. 제조업은 물론 커피로봇, 치킨로봇 등 일상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해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세이프틱스 신헌섭 대표

문제는 테스트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점이다. 현재 충돌안전성 테스트는 자동차 충돌실험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체모형(더미)을 직접 로봇과 충돌시켜 안전성을 확인한다. 이렇게 하면 로봇 한 대당 1천만원 수준의 테스트 비용이 들고 몇 개 시나리오에 대한 제한적인 검증만 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 로봇 기술 스타트업 '세이프틱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인 실험 없이도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상황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안전성을 검증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신헌섭 세이프틱스 대표(34)는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기존 충돌안전성 테스트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프틱스 사이트 이미지

이 스타트업은 로봇이 다른 대상과 부딪쳤을 때 발생하는 힘과 압력을 예측하는 충돌모델을 기반으로 안전성을 평가한다. 특히 작업자와 부딪쳤을 때 상해를 입힐 수도 있는 로봇의 끝 부분에 집중했다. "끝단의 형태를 고려해 충돌 시 발생하는 힘, 압력을 예측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로봇 구조와 함께 움직임을 촬영한 동영상 정보를 '카페24'로 구축한 세이프틱스 사이트에 업로드하면 대상 로봇이 사람과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힘과 압력을 예측한다. 이를 ISO 표준에 기재된 허용치와 비교해 이전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안전성을 평가한다.

신 대표는 "건축물은 구조안전을 평가하기 위해 하중, 지진실험 등을 직접 진행하는 대신 도면을 활용해 안전성을 평가한다"며 "우리도 이런 접근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세이프틱스 사이트이미지

세이프틱스는 충돌안전검증 솔루션에 더해 협동로봇의 움직임을 안전하게 제어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모션제어기술도 확보했다. 센서를 부착한 로봇에 사람이 가까이 접근하면 동작속도를 느리게 하는 방법으로 안전성을 높인다. 또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최대안전속도'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세이프틱스는 경희대학교 로봇공학 연구실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앞으로 협동로봇을 시작으로 다양한 로봇 분야에 자사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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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섭 대표는 "현재 로봇은 칼을 든 아이처럼 본인 행동에 대한 위험도를 모른 채 움직인다“며 ”사람은 여러 경험으로 인해 위험한 행동을 인지하고 최적화된 움직임을 수행한다. 세이프틱스는 안전성 측면에서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안전지능을 로봇에 탑재해 로봇 스스로 위험도를 평가하고 사람과 동일한 방식으로 안전한 최적의 속도로 제어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업은 내년 상반기에 정식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글로벌 톱5 로봇 제조사 및 로봇 사용자들에게 자사 솔루션을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