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밀린 ‘배달의민족-요기요’ 혼인식 열릴까

[백기자의 e知톡] 공정위 심사보고서 발송...다음달 9일 결론날 듯

인터넷입력 :2020/11/13 13:47    수정: 2020/11/15 12:30

1년 가까이 끌어온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 승인여부가 연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조건부 승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0년 간 수수료 인상 제한’과 같은 조건을 붙여 두 회사의 합병을 승인해준다는 뜻입니다.

반면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의 합병이 업계 예상을 뒤엎고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불허된 전례가 있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있고,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국내 배달앱 점유율을 더하면 90%에 달해 시장 독과점을 우려한 규제 당국이 불허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배달의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자료 이미지(지디넷코리아)

오늘로부터 정확히 11개월 전 독일계 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봉진 당시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 경영진들의 지분 13%는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지분과 추후 맞교환 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딜리버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상당수를 확보한 뒤 합작사(우아DH 아시아)를 설립, 배달의민족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배달앱 하나로 흙수저를 금수저로 만든 김봉진 대표는 우아DH아시아 회장을 맡아 국내를 넘어 아시아 배달앱 시장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성공 경험을 좀 더 큰 시장에서 제대로 펼쳐 보겠다는 비전도 엿보였습니다.

업계의 부러움과 기대감은 잠시였습니다. 소상공인들이 시장 독과점 폐해를 앞서 우려했고, 적지 않은 이용자들도 국내 토종 기업이 해외로 팔려간다는 인식 탓에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시민단체들도 경쟁이 사라지면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회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관련 국회 토론회(사진=뉴시스)

그렇게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규정상 기업결합심사 기일은 연장기한까지 포함해 총 120일이지만, 심사서류가 미흡할 경우 이 기한을 무한정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한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1년 가까이 지체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하루가 달리 글로벌 경쟁 환경이 바뀌는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란 큰 변수가 전세계를 휩쓰는 상황에서 애초 딜러버리히어로가 밝혔던 아시아 시장 공략 계획이 유효한지 의문이 들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국내만 보더라도 지역화폐 지원을 받는 공공배달앱이 지자체별로 여럿 생겨났고, 쿠팡이츠와 위메프오 같은 신규 서비스들이 조금씩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배달앱 시장이 생물처럼 꿈틀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플랫폼 시대에는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경쟁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이에 경쟁 환경과 상황을 보다 넓고 멀리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사진=픽사베이)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기업결합 불허 이후 국내 유료방송과 이동통신 시장 생태계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후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품었고,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인수합병을 추진했습니다. SK텔레콤도 CMB와 딜라이브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4년 전 “거대 통신사가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까지 제한하려 한다”는 비판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규제 당국이 이제는 경쟁 상황을 좀 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관련기사

기업에게 있어 시장과 사업의 불확실성은 최대 위기 요인 중 하나입니다. 공정위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발송했고, 이르면 다음 달 9일 전원회의에서 최종결론을 낸다는 소식은 그 결과를 떠나 다행인 소식입니다. 결론에 따라 그에 맞는 사업 계획과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국내 배달앱 시장의 ‘빅이슈’가 다음 달 예고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공정위와 배달의민족에 쏠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