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달의민족이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합병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심장이 뛰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독과점 배달앱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는 게 불가능 하고 내부에서도 무리라고 했지만 띵동이 토종앱으로서 그 동안 쌓은 배달앱 서비스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살려 지자체와 협력하면 기회가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죠.”
허니비즈(띵동)와 피유엠피(씽씽) 두 스타트업을 이끌고 있는 윤문진 대표는 얼마 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본 뒤부터 일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첫 번째는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이 커지면서 ‘씽씽’이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또 지난해 말부터 배달의민족 매각과 과도한 수수료 이슈가 불거지면서 시장 독과점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정부가 공정 경쟁이란 명분으로 다른 사업자들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 제로페이 인프라로 수수료 2% 약속...'토종앱' 인식 활용
예전부터 유명맛집 음식 배달 사업을 해온 띵동은 재빨리 서울시와 소상공인 단체 등과 손잡고 배달앱 2.0 시대를 열기로 했다. 제로페이 인프라를 활용해 음식점주들에게 수수료 2%만 받는 배달음식 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서울을 비롯한 각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에 예산을 적극 투입하는 만큼, 띵동은 앱 내에서 지역화폐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들은 실질적으로 10% 할인 혜택을 보게 된다. 회사는 음식점주들에게 수수료 부담을 덜 주는 ‘착한 배달앱’, 외산 자본이 섞이지 않은 ‘토종앱’이란 강점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혜택이 있어야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는데, 지역화폐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적립혜택이나 결제 기능을 지원하면 사용자들을 띵동으로 끌어올 수 있는 무기가 된다고 보고 있어요. 지역화폐 관련 기능은 9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입니다.”
■ 한 때 폐업 직전까지...벌처럼 날아온 꿀 같은 '씽씽'
띵동은 2013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한 때는 의좋은 동지였다. 일반 음식점 배달에서 유명맛집 음식을 배달해주는 띵동을 끌어안는 전략이었으나, 우아한형제들이 2015년 띵동과 유사한 ‘배민라이더스’를 출시하며 두 회사는 멀어지게 됐다.
그러나 띵동은 배달앱 1세대인 배달의민족과의 협업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국내 배달앱 시장에 대한 특성과 성장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고, 여러 한계점도 발견했다. 하지만 이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로 굳혀진 배달앱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띵동이 점유율을 늘리기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업 확장에 욕심을 내다 실패도 했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2017년에는 폐업 직전까지도 갔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텨냈다.
“비용을 줄이느라 구조조정도 하고, 고객들에게 부담이 가는 수수료 조정도 하는 불가피한 조치들을 했었어요. 내부에서는 더 빨리 망하거나 고객이 이탈할 것이라 우려했지만, 다행히 재무 구조가 좋아졌고 고객 이탈도 없었고요. 그러다 2018년 말 씽씽 서비스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지난해 5월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죠.”
씽씽은 힘들게 버티던 허니비즈에 벌처럼 날아와 달콤한 꿀처럼 큰 힘을 가져다 줬다. 윤 대표는 원활한 자금 유치 등을 이유로 피유엠피라는 새 법인을 설립했고, 위치기반의 관제 시스템 노하우를 살린 씽씽은 강남을 중심으로 씽씽 달리기 시작했다. 배터리 교체 방식이다 보니 경쟁사보다 운영비용이 덜 들었고, 이렇게 아낀 비용을 이용요금 혜택에 반영했다. 단 시간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다.
“지난 한해 공유 킥보드 사업인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부각이 됐고, 경쟁도 치열했지만 띵동의 역량이 증명됐다고 봐요. 하반기에 선두 그룹에 안착하면서 회사 기대치가 높아졌죠. 망가졌던 회사의 상황들을 회복한 계기가 됐어요.”
윤 대표는 씽씽을 서울 지역 확장과 함께 지방으로 이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함께 쓰고 있다. 진주의 경우 서울보다 사용성이 더 좋았는데, 교통 취약 지역에서의 공유 전동킥보드 수요가 크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역 사업자를 모집해 씽씽을 함께 키운다는 계획이다.
■ 내년까지 배달앱 점유율 10% 목표..."허황되지 않아"
끝으로 윤문진 대표는 띵동과 씽씽처럼 사용자들이 즐겨 찾는 사업을 계속 발굴하고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용자 손에 직접 사용되는 서비스들을 계속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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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계획을 실현하고자 띵동을 내년까지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점유율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6개월 전만 해도 말도 안 된다고, 미쳤다고 했어요. 배달앱 점유율 1%를 만들려면 수백, 수천억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대기업도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였죠. 그런데 매달 가능성들이 조금씩 보여요. 지자체와 협력하고 할인 혜택을 이용자들에게 돌려주고, 토종앱이란 강점을 내세워 투자, 인재, 사용자, 가맹점을 모을 계획입니다. 저희가 잡은 10% 점유율 목표가 결코 허황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