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국내 두 배달앱 회사의 기업결합 관련 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자영업자와 라이더 등 배달 시장과 관련된 산업 종사자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16일 정의당 민생본부와 추혜선 의원은 국회에서 '배달의민족-DH(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을 계기로 본 배달앱 시장 거래실태 및 상생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지난해 말, 배달앱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인수키로 한 후, 시장 독점 형성에 대한 각계의 우려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DH가 배달앱 시장을 장악한다면, 배달수수료 인상 등 경쟁제한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결국 소비자, 가맹점주, 배달노동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배민은 합병 후에도 향후 2년간 배달수수료 올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독과점적 지위 형성 이후엔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이득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향후 이런 목소리 듣고 충분히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배달앱은 일반적인 이커머스 시장과 다른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산업영역을 형성했다"며 " 공정위가 기업 결합심사 과정에서 시장을 획정할 때 이런 현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과점 시장에서도 이 같은 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한 사업자가 시장 전체를 사실상 지배할 경우 어떤 불공정에 맞닥뜨릴지, 그리고 최종 소비자인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빠짐없이 살펴야 한다"면서 "최근 겨우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기 시작한 배달 노동자들의 안전과 노동 환경에 미칠 영향도 세세히 고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발제를 맡은 김형락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정책부장은 "지난해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5조원으로 추정되며, 이용자 수는 약 2천500만명"이라며 "소상공인들은 배달앱 회사가 합병되면 독점시장으로 가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달앱이 가맹점 홍보나 매출액에 기여하는 측면은 있으나, 배달앱 가맹점은 수수료나 광고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어 수수료 인하방안과 함께 오프라인 카드결제수수료(최저 0.8%)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은 온라인 결제 수수료(3.3%)의 인하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또한 배달앱 플랫폼 사업자와 가맹점인 소상공인간 책임분담 기준 마련 등 공정한 거래관계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위원은 "독과점 시장이 되면, 이들의 가격정책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1인 가구 증가, 배달 음식의 확대 등으로 배달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데, 적정 가격에 사용자들이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들을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관련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배달앱 수수료 인상되고 배달료가 인상될 것이다. 광고비 인상과 할인정책 축소 등으로 소비자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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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시장 점유율이 높고 낮음은 절대적인 문제가 아니고, 독과점에 따른 공정 경쟁이 문제"라며 "자영업자, 소상공인, 배달 라이더, 소비자 등이 추가 피해를 입지 않는 장치(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최소한의 안정장치가 없다면 배달플랫폼 독점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현행 계약서, 업무수행과정 등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와 함께 거부터 현재까지 위장도급 행태에 대한 노동부의 근로감독 실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