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디지털 전환 속도전…한화家 김동원 존재감↑

보험금 심사, 소비자보호에 신기술 도입…새 영업채널도 가동

금융입력 :2020/11/05 18:27    수정: 2020/11/06 07:24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한화생명의 행보가 거세다. 올 들어 디지털 기술을 장착한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이며 보험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서 회사의 혁신을 지휘하는 한화그룹 오너가(家) 김동원 상무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도 흘러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영업 채널과 보험금 심사, 소비자보호에 이르기까지 핵심 업무 전반에 신기술을 도입하며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진=한화생명)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한화생명의 주요 성과로는 인공지능(AI)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보험금 지급 여부를 클라우드에서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체계인데, AI가 스스로 보험금 지급결정에 대한 규칙을 만들어 지급·불가·조사 등을 결정하는 게 특징이다.

한화생명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이뤄진 1천100만건의 보험금 청구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했고, 총 3만5천번의 학습과정을 거쳐 처리결과의 정합성을 확인했다. 이를 인정받아 지난 9월엔 특허청에서 2건의 기술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현재 한화생명은 실손보험과 정액보험에 대해 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이를 통해 자동심사율(현재 25%)을 50%까지 끌어올리고, 5년간 최대 약 122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화생명은 지난달 디지털 영업 채널인 '라이프(LIFE) MD'도 출시했다. 설계사 모집과 교육, 활동 등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높은 금융 이해도를 가진 프로슈머가 직접 보험 상품을 설계해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비대면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해 설계사 자격획득도 돕는다.

아울러 한화생명은 소비자보호 업무를 고도화하는 데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의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피해를 차단하는 '금융사고 예방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에 돌입했다. AI가 콜센터 접수 내용을 분석해 위험 여부를 알려주며, 큰 피해가 우려되는 건에 대해선 소비자보호실과 법무팀 등 7개 관련 부서가 신속하게 해결방안을 도출해 낸다.

눈여겨볼 부분은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인물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2014년 한화그룹 디지털팀장 시절부터 그룹 핀테크 역량 확보에 주력했고,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디지털혁신실 상무와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을 거쳐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까지 맡아보며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특히 김동원 상무는 올해 더욱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며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지난 6월엔 본사 조직을 디지털과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편했는데, 개편된 조직체계에선 직급과 무관하게 주어진 과제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라이프 MD' 채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김 상무는 판매채널 다각화를 목표로 사업화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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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업계에서는 김동원 상무와 한화생명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중심으로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한 가운데, 연말 인사에서 김동원 상무가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AI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과 '라이프 MD' 론칭 등 회사 차원의 디지털 전환 노력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디지털 중심의 조직 개편에 따른 효과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