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美 FTC와 반독점 소송서 또 승리

항소법원, FTC의 "퀄컴 승소 판결 재검토" 요청 기각

방송/통신입력 :2020/10/29 14:08    수정: 2020/10/29 14:3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퀄컴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또 다시 승리했다.

미국 제9순회항소법원은 28일(현지시간) 퀄컴 승소 판결을 전원합의체가 재검토해달라는 FTC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제9순회항소법원은 “20명 이상의 법관들에게 FTC의 재심리 요청사실을 통지했지만, 3인 재판부의 결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씨넷)

이에 앞서 항소법원은 지난 8월 퀄컴의 라이선스 관행은 경쟁 위배 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당시 판결은 ‘라이선스를 하지 않을 경우 칩을 공급하지 않는’(no license-no chips) 정책을 비롯한 퀄컴의 4개 비즈니스 관행을 반독점 행위로 간주했던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그러자 FTC는 3인 재판부가 잘못된 법 적용을 했다면서 전원합의체 재심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항소법원이 이 요청을 거절하면서 FTC는 상대적으로 확률이 낮은 연방대법원 상고신청만 남겨 놓게 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하급법원 판결에 심대한 흠결이 있거나, 판례 변경 등의 사유가 있는 사건에 한해서만 상고신청을 받아주고 있다. 

제9순회항소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FTC는 언급을 피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돈 로젠버그 퀄컴 총괄 부사장 겸 최고법무책임자는 “제9순회항소법원 법관 전원이 FTC의 청원을 고려하거나 컴으로부터 답변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는 항소법원 재판부의 심도 깊은 심리와 판결이 정당했다는 것을 입증해줬다”고 논평했다.

2017년 FTC 제소로 시작…1심에선 FTC 승소 

이번 소송은 2017년 FTC 제소로 시작됐다. 지난 해 열린 1심 소송 당시 FTC가 문제삼은 퀄컴의 비즈니스 관행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 ‘라이선스를 하지 않을 경우 칩을 공급하지 않는’(no license-no chips) 정책

둘째. 인센티브 프로그램 (퀄컴 칩 사용할 경우 라이선스 비용 인하)

셋째. 라이벌 칩셋 업체엔 특허 기술 공여 거부

넷째. 애플과의 배타적 거래.

이런 주장에 대해 1심 재판을 이끈 루시 고 판사도 대체로 동의했다. 루시 고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퀄컴이 2011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애플에 크게 네 가지 종류의 반독점 행위를 했다고 적시했다.

첫째. 애플이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모뎀 칩 판매 거부. 심지어 샘플조차 공유하지 않음.

둘째. 인텔이 제공하는 경쟁 표준 말살.

셋째. 애플이 갖고 있는 특허 전부를 크로스라이선스 할 것을 요구.

넷째.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독점 계약 강요. 이 때문에 퀄컴 경쟁사들은 2011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애플에 모뎀 칩 판매를 하지 못함.

이런 판결과 함께 퀄컴에 대해 향후 7년 동안 매년 비즈니스 관행 시정 현황을 FTC에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항소법원서 판결 뒤집혀…"퀄컴, 창의력 통해 경쟁력 유지"

하지만 지역법원의 이 판결은 항소법원에서 뒤집혔다. 지난 8월 항소법원은 퀄컴이 스마트폰 칩 공급 경쟁사들에게 추가 요금을 부당 징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로열티 부과 때 경쟁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판결했다.

또 퀄컴이 2011년과 2013년 애플과 체결한 계약 역시 CDMA와 LTE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을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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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법원은 “연방 반독점 법에 따르면 반경쟁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극도로 경쟁적인(hypercompetitive)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퀄컴은 수 년 동안 3G와 4G 모뎀 칩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행사했으며, 해당 시장에서 강력하고 파괴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행사해 왔다”면서 “퀄컴은 열정, 상상력, 헌신과 창의력을 통해 경제적 근육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