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일부 아파트 전세대출 중단..."건전성 관리 차원"

빚 있는 아파트에 전세대출 금지

금융입력 :2020/10/29 10:40    수정: 2020/10/29 11:01

올해 6월부터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컸던 우리은행이 결국 속도 조절에 나섰다.

29일 우리은행은 일부 아파트 전세대출을 일시적으로 취급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측은 "전체 전세대출이 아닌 '조건부 전세대출'을 잠시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급이 중단되는 전세대출은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 ▲선순위 근저당권 말소나 감액 조건으로 전세계약을 하면서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경우 ▲다른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이미 받았다가 우리은행으로 갈아타려는 경우다. 

즉, 전세입자가 입주하려고 하는 아파트에 빚(선순위)이 있거나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아파트의 소유자가 바뀔 때 대출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건전성 관리 차원서 일시적으로 전세대출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연초 수립했던 대출 증가율에 따라 연말에 대출을 중단했다 재개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실제 우리은행의 전세대출 증가 속도는 가팔랐다. 2019년부터 우리은행 전세대출 수준을 살펴보면 매월 0.01~0.03%정도 전세대출을 늘려왔다. 그렇지만 올해 6~9월 우리은행 전세대출 증가세가 컸다. 6~7월 전세대출 증가율은 1.4%, 7~8월 증가율은 3.0%, 8~9월 증가율은 무려 6.9%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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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대출을 중단하고 재개하지만 가계대출은 통상 건드리지 않는다"며 "조절할 대상을 골라서 대출을 취급하지 않을 경우 고객의 불만을 살 수 있고, 금융감독당국도 주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조건부 전세대출'이라곤 하지만 결국 빚 있는 아파트 전세대출을 잠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게 더 적확한 설명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신한은행도 올해 5월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루만에 취소한 일이 있다. 당시에도 신한은행의 전세대출 증가가 가팔랐다. 신한은행은 올 초부터 전세대출을 크게 늘려 1~4월까지 3%대로 전세대출 취급액이 늘었다. 비아파트 전세대출 취급 중단을 철회했지만, 신한은행은 전세대출 취급 규모를 확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9월까지 신한은행의 전세대출 증가세는 0.06~0.09% 수준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