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마지막 출근'…반도체 사업장 거쳐 수원서 영면

영결식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장지는 수원 가족 선영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재계의 거목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영면에 든다.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이날 오전 이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이 진행됐다. 장례절차는 건물 내부에서 직계 가족 등이 모인 가운데 비공개로 차분하고 간소하게 진행됐다. 장지는 수원 가족 선영이다. 이곳은 이병철 회장의 조부모 등 윗대를 모신 곳이기도 하다.

이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은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7시30분께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으로 들어갔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희 삼성 회장 운구 차량이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영결식은 1시간 가량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후 이 부회장 등 상주일가가 건물을 빠져나와 차례로 소형버스에 올라타 운구 차량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슬픔에 빠진 이부진 사장의 표정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아들과 딸 등도 다음 차량으로 함께 이동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삼성 경영진들도 버스를 타고 뒤따랐다. 고인을 생전에 보좌했던 권오현 전 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윤부근 전 부회장,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정현호 사장, 이인용 사장 등도 함께 이동했다. 

운구 차량은 8시55분께 삼성서울병원 입구를 빠져나가 장지로 향했다. 장지로 가는 길에 이건희 회장의 발자취가 담긴 장소를 거칠 예정이다. 운구 행렬은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동 승지원, 리움미술관 등을 거쳐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들릴 예정이다. 승지원은 이병철 선대 회장 집을 개조해 만든 삼성그룹 영빈관으로, 이 회장이 집무실로도 이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영결식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이건희 회장 영결식에 참석하고 나온 홍라희 여사,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전부터 한국 반도체 지분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사업 육성에 힘써왔다. 반도체가 지금의 삼성전자 핵심 먹거리로 부상한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고인은 사재를 털어 기흥 반도체 사업장을 일구기도 했다. 기흥 사업장은 화성 사업장 인근에 위치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2014년 5월10일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