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성 SK텔 단장 "AI시대, 요리사보다 재료가 더 중요"

전자·통신 AI과정서 강연...김유원 네이버 리더 "데이터가 경쟁력"

컴퓨팅입력 :2020/10/28 00:02    수정: 2020/10/29 21:20

"인공지능(AI)이 할 수 있는 영역과 비즈니스가 필요로 하는 영역간에 접점을 잘 찾는게 수익을 올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장홍성 SK텔레콤 광고&데이터사업단장(지능정보산업협회장)은 27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2020 전자·통신산업 AI융합전략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이 같이 밝히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도메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는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지능정보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주최 및 주관했다. 통신과 전자 분야 경영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장 단장은 이날 'AI시대의 비즈니스 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미디어, 모빌리티, 상거래(커머스), 로봇, 드론, 블록체인 등을 거론하며 "AI에브리웨어 시대를 맞았다"면서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간 차이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디지털라이제이션은 생산성을 올려주는 거고, DT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디지털라이제이션은 솔루션 비즈니스인 반면 DT는 서비스 비즈니스다.

 "솔루션은 냉장고와 같아야한다.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쉬워야 한다. 커스터마이징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과거에 들었다면서 "우리나라는 커스터마이징이 심하다. 또 AI는 특성상 다양하다. 이 때문에 AI 기반 비즈니스를 하기 힘들고 애로 사항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를 돌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홍성 SK텔레콤 단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아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데 서비스 관점에서 보면 게임과 웹툰이 이런 경우라면서 "게임과 웹툰을 뺀 글로벌 서비스는 대부분 미국 기업이 만들었다. 유럽과 일본도 역부족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곳은 미국과 중국 정도"라고 해석했다.

2017년 이후 세계 시총 톱 5위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장 단장은 "파괴적 혁신을 앞세운 DT기업들이 다른 산업을 잡아먹어버렸다"며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를 거론했다. '아마존 이펙트'와 비슷한 말로 한때 '아마존나이즈'가 유행하기도 했다. 아마존이 진출한 분야는 황폐화돼 붙여진 이름이다. 

구글도 아마존 못지 않은 생태계 포식자다. 구글이 보유한 유튜브 때문에 방송, 신문 등 전통 미디어들의 광고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장 단장은 "한국의 경우 TV 광고 매출이 2002년 한일 올림픽때 피크였는데 18년이 지난 지금 TV광고 매출이 2002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세상은 유니콘(시장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2014년 1월 기준 25개였던 전세계 유니콘은 올 9월 현재 490개 이상으로 늘었다. 장 단장은 "그만큼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DT의 3대 핵심 요소로 데이터, 도메인 지식, 테크(기술)를 꼽았다.

이들 3대 DT 요소 중 어느게 더 가치가 높을까?라고 물은 장 단장은 "내 경험에 따르면 데이터가 가치가 가장 낮다. 개별 개별로만 보면 데이터가 의미가 가장 적다"면서 "데이터는 무언가 합해져야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터를 요리에도 비유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재료와 요리사 중 누가 더 중요한가?라고 물으며 "내 경험상 지금은 재료"라고 답했다. 요리사는 기술에 비유할 수 있는데, 웬만한 기술은 다 오픈(공개)돼 있으니, 요리사보다 데이터에 해당하는 재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AI기술이 발전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며 "AI관점에서 보면 딥러닝이 나왔을때 처럼 기술이 퀀텀 점프 할 것 같지 않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도메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단장에 따르면 AI 파일럿 프로젝트를 100개 하면 상용화까지 가는 건 10%가 안된다. 왜 그럴까?라고 물은 장 단장은 모델링 등은 일부로 새로운 것에 대한 저항감, 사고시 책임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컴퓨터공학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잡아야 20%라는데 동의한다며 "AI, AI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고 말했다.

유럽이 마이데이터를 강조하는 이유도 나름대로 해석했다. 보통은 서비스가 있고, 이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가 나오며, 이 데이터가 다시 서비스로 돌아가 고도화에 쓰인다. 하지만 서비스의 대부분은 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이에 유럽은 아예 데이터를 모아주고 이 데이터로 서비스를 해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장 단장은 마이데이터는 우리나라 기업에도 기회라고 해석했다.

AI시대를 살아갈 격언으로 'AI시대, 내 일의 내일'을 제시한 장 단장은 "AI가 할 수 있는 영역과 비즈니스가 필요로 하는 영역간의 접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원 네이버 리더 "데이터 혁신에 기업 운명과 국가경쟁력 달려"

장 단장에 이어 네이버 김유원 데이터 인사이터 센터 리더가 '데이터 혁신을 위한 데이터 공유'를 주제로 강연했다. 데이터 기술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 김 리더는 2017년 이후 시총이 가파르게 상승한 아마존을 거론하며 "데이터 혁신에 기업 운명과 국가 경쟁력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대표 IT기업인 라쿠텐 시총도 보여주며 "네이버는 아마존과 라쿠텐 사이에 있다"면서 "네이버도 혁신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데이터 혁신은 18세기, 20세기, 21세기마다 달랐다. 즉, 18세기에는 통계적 가설 검증이, 20세기에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와 데이터 마이닝이, 21세기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키워드다. 특히 그는 데이터 방법론을 효율적으로 선택하고 적응하기 위한 데이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유원 네이버 리더가 강연을 하고 있다.

데이터 전문가인 그는 "데이터 기반이라 하더라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며 데이터 만능주의를 경계했다. 이의 예로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과 '서바이벌십 바이어스(Survivorship Bias)' 등을 예로 들었다.

 인간의 편견과 착각으로 데이터 기반이지만 자칫 바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탐욕적 알고리즘은 모형의 정확성을 낮춘다"고 말했다. 또 데이터 파워를 거론하며 "연결에 연결을 하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데이터 연결을 강조했다. 이어 프라이버시 중요성과 네이버가 준비중인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을 설명하며 "올해안에 베타 버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준열 지어소프트 연구소장 "지금은 에지컴퓨팅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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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리더에 이어 강연을 한 이준열 지어소프트 연구소장은 스마트공장을 예로 들며 산업현장에서 활용하는 인공지능 사례를 설명했다. 이 소장은 산업용 국제 통신 프로토콜인 OPC-UA(Open Platform Communication Unified Architecture)를 소개하며 OPC-UA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센서IoT에 통신, 인공지능, 로봇이 결합된 지능형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면서 이의 예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엣지컴퓨팅(Edge Computing)을 강조했다. 에지컴퓨팅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기 위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이를 단말 끝단(에지)에서 처리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와 서버의 부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향후 시장 규모도 2019년 28억달러에서 2024년 90억달러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 소장은 "엣지 컴퓨팅 기술은 현재 춘추전국 시대다.누가 1등이라고 말 할 수 없다"면서 "국내 기업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준열 지어소프트 연구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