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탁 서울대 교수 "뉴AI 시대가 시작"

지능정보산업협-KEA 공동 주관 'AI융합전략 최고경영자과정'서 강연

컴퓨팅입력 :2020/10/14 00:27    수정: 2020/10/14 07:30

"뉴 인공지능(뉴AI)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머신러닝(ML)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장병탁 서울대 교수(컴퓨터공학, 서울대 AI연구원장)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2020 전자, 통신 산업 AI융합전략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강연자로 나와 "AI가 가상에서 현실로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행사는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지능정보산업진흥회가 주최 및 주관했다. 6일 첫 강의에 이어 이날이 두번째다.  통신 산업 분야 경영자 30여명이 참석했다.

AI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건 1956년이다. 존 매카시(John McCarthy)와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같은 석학들이 참석한 1956년 다트머스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AI라는 말을 사용했다. 사람 나이로 치면 65살인 셈이다.

 장 교수는 AI를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누며 "1세대 AI는 고전(Classical)AI, 2세대 AI는 현대(Modern)AI"라며 "3세대 AI는 뉴AI로 닫힌 세계인 1,2세대 AI와 달리 오픈 세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뉴AI는 이제 시작이며, 세상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구축하고, 세상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AI"라면서 "이전에는 현실에서 가상으로 갔지만 지금은 반대로 (AI때문에) 가상에서 현실세계로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장 교수는 65년의 역사를 가진 AI를 ▲태동기(1950~1970년) ▲제1차 AI산업화 시기(1970~1990년) ▲과학적 방법론 도입(1990~2010년) ▲제2차 AI산업화 시기(2010~현재) 등 네 단계로 구분했다.

태동기에는 튜링의 사고기계 제안(1950년) 등이 이뤄졌다. 제 1차 AI산업화 시기에는 IJCAI학회 창립(1969년), AAAI학회 창립(1980년) 등 세계적 AI학회가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지식기반 전문가 시스템(1980~1989년)의 산업화와 일본 정부의 5세대컴퓨터 프로젝트가 선보였다. 제2차 AI산업회 시기에는 자율주행차, 왓슨, 시리 같은 주목할 만한 AI 디바이스 3종이 2011년 동시에 등장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왜 머신러닝이 혁명인가?라고 물으며 "초기 단계지만,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사람이 데이터를 줘서 기계가 학습했지만 머신러닝이 나오면서 기계가 스스로 학습 및 프로그램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AI는 지난 65년간 두번의 혹한기(AI윈터)가 왔는데 장 교수는 "이름이 바뀔지 모르지만 머신러닝 기술은 오래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AI의 두가지 핵심이 추론과 에이전트 기술이라며 "시리 같은 AI비서가 에이전트 기술의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10~20년전에는 AI인데도 AI라 부르지 못했는데, 지금은 AI가 아닌데도 AI라 부른다는 것이다.

AI는 '시행 착오 기술'이기도 하다. 에러를 계속 교정, 결과를 얻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블록 게임을 예로 들며 "1시간 가르쳤더니 사람과 비슷한 실력을, 4시간 가르쳤더니 AI가 스스로 전략을 짜고 점수가 잘 나오는 쪽으로 강화 학습을해 사람보다 월등한 점수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머신러닝의 신경망 학습 원리를 설명하며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보면 AI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등장한 셈"이라며 "딥러닝은 시행착오를 거쳐 학습한 것으로 프로그래밍에서 자동프로그래밍으로 바뀐 것"이라고 해석했다. 

AI적용 사례로 홈서비스 로봇, 물체 인식, 음성 인식, 기계 번역, 알파고, 기사작성, AI면접관, 주가 분석, 신약 개발 등을 보여주며 "알파고도 알고보면 별거 없고, 딥러닝은 만능이 아니다"며 AI 만능론에 선을 그었다. 또 IBM에서 '왓슨'을 만든 주인공이 월가로 옮겼다면서 가정, 학교, 병원, 금융가, 공장, 물류 창고, 식당, 카페, 호텔, 교통, 에너지를 예로들며 AI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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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 지능을 넘어선다는 특이점에 대해서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는 등 찬, 반이 갈린다"면서 "알파고를 보면 명확해진다. 알파고는 닫힌(가상) 세계에 있으니 반쪽 짜리다. AI가 열린(리얼) 세계로 나오는 뉴AI는 이제 시작이며, 뉴AI를 위해 지금보다 기술이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0 전자, 통신 산업 AI융합전략 최고경영자 과정'은 무료 행사로 오는 11월 3일까지 매주 화요일 조찬으로 진행된다. 오는 20일에는 장동인 에이아이비비랩(AIBB랩) 대표가 'CEO AI 기술 개발 실습'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