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수소충전소 설명회 열려...”수소가 코로나보다 무서워” 항의도

"왜 우리지역이나” 항의,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희망하는 목소리도 이어져

카테크입력 :2020/10/27 07:11    수정: 2020/10/27 13:19

서울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관련 주민설명회가 26일 밤 8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일부 주민들의 항의로 한 때 어두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서초구와 합의해 주민설명회를 진행한 서울시는 서울에너지공사에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사업 운영 대행을 맡겨 양재 수소충전소를 저장식 수소충전소로 개선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민설명회는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 최종원 환경부 국장이 친환경차 보급현황 및 과제에 대해 설명했고, 이연재 한국가스안전공사 이사가 수소의 원리를 설명했다. 또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과 조완석 서울시 기후변화대응과장이 향후 양재수소충전소 등의 운영계획과 수소충전소 전국 운영 현황 등을 전했다.

서울시는 설명회 진행 전, 별도로 온라인 플랫폼 ‘줌’을 활용해 설명회에 참여할 인원을 모집했고, 온라인 플랫폼 활용이 어려운 지역주민을 위해 별도로 양재2동 주민센터에 설명회 실시간 시청공간을 만들었다. 또 양재2동 주민센터 참석 주민들을 위한 질의응답 기회도 제공했다. 

26일 밤 온라인으로 진행된 서울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관련 온라인 주민설명회 (사진=서울시 유튜브 캡처)

양재2동 주민센터를 찾은 남성 A씨는 연구용에서 상업용으로 전환할 예정인 양재수소충전소를 “대기업 특혜”라고 주장했다. 또 “한강고수부지 좋은 곳 많다. 서초구에 화장장 등 좋은 곳 많다. (양재수소충전소가)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또다른 남성 B씨는 “수소충전소가 주유소로부터 50미터 떨어져있다”며 “세계 어느 곳에서도 주유소 옆에 수소충전소 설치한 곳은 없다. 수소에너지가 미래지향적이라 하더라도 주민 안전 보장 없으면 무의미하다. 왜 하필이면 그 지역인가”라고 물었다. 지디넷코리아 확인 결과 양재 수소충전소에서 인근 에쓰오일 양재최고주유소는 약 100m 간격으로 떨어져있다.

여성 C씨는 “미국에서 22번의 수소 관련 사고가 났고, 21번의 사고가 일본에서 일어났다“라며 “수소 사고 때문에 뉴욕 공항이 한 때 폐쇄될 정도였다. 수소가 코로나보다 무섭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 여성의 주장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발언권을 얻은 남성 D씨는 “지난해 강릉에서 일어난 산업단지 사고는 수소충전소에서 일어난 사고”라며 “양재수소충전소는 위치선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강릉시 내부에는 차량을 위한 수소충전소 시설이 마련되지 않았고, 현재 강릉시에는 수소충전소가 없다. 해당 사고는 산업단지 내 수소저장탱크에서 난 사고다.

수소충전소를 반대하는 일부 양재동 주민센터 참석 주민들의 목소리는 서울시 공식 유튜브 채널로도 전해졌다. 서울시는 이날 설명회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후 모습을 담은 조감도가 26일 서울시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주민설명회에 공개됐다. (사진=서울시 유튜브 캡처)

생중계된 간담회에서는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전해졌다.

양재 수소충전소 설명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했다고 밝힌 한 시민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양재초등학교 바로 앞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이미 8년간 안전사고 한 번 안 난 충전소라면 안전성은 이미 입증된 것이다. 이제 더 안전한 시설로 교체하겠다는데 계속 안전성만 가지고 문제를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또 수소차를 운영중인 시민은 줌 플랫폼을 통해 “양재동에 있는 수소충전소가 그동안 연구시설로 활용됐지만 큰 도움이 됐다”며 “서초구민들의 맑은 공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운영되는 것이 맞다”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추진 이유 중 하나로 서초구의 높은 수소차 등록 현황을 뽑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시내에 등록된 수소차 등록대수는 총 1천185대다. 이중 서초구는 135대로 가장 많고, 인근 강남구가 96대 등록돼 두 지역 합계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주민 편의를 위해 양재 수소충전소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하지만 수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계속 설명회를 통해 전해지자, 조완석 서울시 기후변화대응과장은“양재수소충전소는 2010년부터 운영된 시설이다”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봐달라”라고 호소했다.

현재 방치된 상태인 서울 양재 수소충전소 모습

2010년부터 연구 목적으로 활용된 양재 수소충전소는 지난해 연말까지 현대차의 소유로 운영됐다. 지난 2018년부터 넥쏘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최근 2~3년간은 일반 수소차 운전자들을 위해 충전시설을 개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후화된 충전 설비가 충전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서, 현재 양재 수소충전소는 10개월 넘게 방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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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로부터 기부체납방식으로 운영권을 넘긴 서울시는 이번주 내로 변경허가 작업에 착수하고, 서초구에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2월까지 양재 수소충전소 개선 사업 기간으로 운영한다. 여기서 들어가는 예산은 국비 15억원, 시비 15억원 등 총 30억원이다. 12월말에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완성검사 및 시범충전을 시행하고 내년 1월 중으로 상업용 운영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