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하고 안 쓴 내 OO머니, 어떻게 되나

수시입출금계좌서 보관...업체 "이자만큼 리워드 제공"

금융입력 :2020/10/27 08:45    수정: 2020/10/27 08:45

국내 5대 간편결제 업체(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토스·NHN페이코·쿠팡)서 고객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머니·포인트와 같은 선불 전자지급 수단을 충전한 후 쓰지 않은 미상환 잔액이 2019년말 기준으로 5천658억2천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상환 잔액 금액 수준이 적지 않은데다 잠재적으로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의 돈인만큼 간편결제 업체들도 보관과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과거엔 없었던 고객 자금 보호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됨에 따라 업체들은 미상환 잔액의 분리 보관을 검토 중이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27일 전자금융업체들은 지난달 말 새로 나온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라 미상환 잔액을 외부기관에 신탁하거나 지급 보증 보험 가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상환 잔액을 별도 관리하는 세부안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의 수시 입출금 계좌(기업용 MMDA)나 예금에 미상환 잔액을 같이 보관하거나 현금 형태로 관리해왔다. 

그나마 미상환 잔액을 보유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규정은 있었다. 미상환 잔액이 한번에 쓰일 경우를 대비한 감독규정이라 미상환 잔액을 어떤 식으로 사업 자금과 분리해 보관해야하는 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이에 카카오페이와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네이버파이낸셜은 미상환 잔액을 예금이나 기업의 수시 입출금 계좌에 보관했다. 이는 미상환 잔액을 위한 별도 계좌는 아니다. 기업의 유동성을 관리하는 계좌와 동일한 계좌다. NHN페이코는 "실시간 또는 단기간 내 페이코서 사용되고 있어 별도 예치하지 않고 즉시 지급과 정산이 가능한 상태로 운영 중"이라고 답변했다.

기업용 수시 입출금 계좌에 예치할 경우 남는 문제는 미상환 잔액 예치에 관한 이자다. 미상환 잔액이 고객의 돈인만큼 미상환 잔액 예치분만큼의 이자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주된 여론이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미상환 잔액은 2천995억6천만원이고 토스의 미상환 잔액은 1천208억2천만원이었다. 또 15개 은행의 기업용 수시 입출금 계좌의 평균 금리는 0.2%를 상회한다. 단리로 단순히 계산하면 카카오페이는 6억원을 토스는 2억원을 미상환 잔액 예치에 관한 이자를 얻게 되는 셈이다.

미상환 잔액만 별도 예치하지 않고 기업의 현금성 자산과 함께 예치하기 때문에 이자수익은 더 컸다. 작년 카카오페이의 이자수익은 35억9천여만원,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자수익은 10억4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업체들은 적립 후 돌려주는 리워드 등으로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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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측은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개설해 카카오페이머니를 자동 이체,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충전된 선불 전자지급 수단에 대한 혜택을 받아볼 수 있기 위함"이었다며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는 일반 예탁 계좌라 1인당 5천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가능하고 연 0.6%의 예탁금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체들은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NHN페이코는 "선불 충전금을 외부 기관에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여 분리 관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으며 카카오페이 측도 "선불 전자지급 수단 충전금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