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이건희 별세 긴급 타진 "값싼 TV 팔던 삼성, 글로벌 거인 만들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급진적 개혁' 평가…'한국경제 병폐' 부정적 평가도

디지털경제입력 :2020/10/25 15:30    수정: 2020/10/25 15:31

뉴욕타임스에 실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소식. (사진=뉴욕타임스 보도 갈무리)
뉴욕타임스에 실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소식. (사진=뉴욕타임스 보도 갈무리)

2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BBC 등 주요 외신들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을 일제히 긴급 타전했다.

NYT는 이날 이건희 회장에 대해 "삼성을 스마트폰, 텔레비전, 컴퓨터 칩의 글로벌 거인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NYT는 "이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을 맡았을 당시엔 삼성이 싼 텔레비전과 신뢰도 낮은 전자레인지를 만드는 회사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며 "이 회장이 기술 사다리를 끈질기게 밀어 올린 결과, 1990년대 초까지 삼성은 일본과 미국의 경쟁사를 제치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됐으며,  2000년대 들어 휴대전화가 강력한 컴퓨터 기기가 되면서 모바일 시장의 중상위급을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 회장을 "'화이트칼라 범죄'로 두 번의 유죄 판결을 받고도 사면됐다"고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를 글로벌 거대 기업으로 일군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한국 경제의 병폐를 보여주는 사례로서의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내린 것.

NYT는 특히, 두 번의 유죄판결을 받고도 두 번 다 사면된 것에 대해 "한국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한국의 재벌 기업이 그들의 영향력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방법들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 회장을 삼성그룹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라고 표현하며, "심장 마비로 입원한 지 6년 만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그의 생애 동안 삼성은 2류 TV 제조업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으로 발전했다"며 "칩 분야에서는 일본 브랜드인 소니와 샤프, 파나소닉을, 휴대폰 분야에서는 노키아를, 스마트폰에서는 애플을 제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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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이건희 회장이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한 일화와 함께 15만대의 휴대폰을 불태운 사건을 전했다.

BBC는 "삼성은 값싸고 품질인 낮은 제품의 제조업체로 여겨졌지만, 이 회장의 리더십 아래 급진적인 개혁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