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연비 22.2km/l 투싼 하이브리드, 3796만원 제값할까?

새로운 ADAS 경고 메시지 추가...정확한 관성주행 안내 필요

카테크입력 :2020/10/23 14:09    수정: 2020/10/23 15:38

현대자동차 4세대 투싼 하이브리드는 얌전히 타면 쉽게 20km/l대 연비를 찍을 수 있는 합리적인 SUV다.

하지만 정확한 관성주행 안내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고, 3천796만원(세제혜택 후 기준)에 이르는 최고급 풀옵션 구매가는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4세대 투싼을 모터스튜디오 고양 등에서 공개한지 약 한 달만에 투싼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시승행사에 쓰인 차량은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주력인 1.6 가솔린 터보 모델이 준비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른 모델이 주어졌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친환경 시대를 이끌고자 하는 제조사의 의도가 엿보였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 시승 차량 색상은 쉬머링 실버다.

시승코스는 경기도 용인 더 카핑 카페(현재 폐쇄) 주차장부터 경기도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까지 왕복 77km에 이르는 거리다. 고속도로 위주 코스고, 거리가 다른 시승 때보다 조금 짧은 편이어었다. 이번 시승에서는 에코모드와 고속도로 주행보조 위주 주행을 해보기로 했다. 에코모드 주행 시 에어컨과 통풍시트 등을 작동시켰다.

투싼 하이브리드의 일상 주행은 무난한 편이다. EV(전기) 모드에서 엔진이 개입될 때 이질감은 적다. 엔진이 개입될 때 우렁찬 시동음이 들렸던 이전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차원이 다른 세팅이다.

투싼 하이브리드의 정부 공인 복합연비는 빌트인캠 없는 차량 16.2km/l, 빌트인캠이 있는 차량 15.8km/l이다. 엔진의 배기량은 1598cc다. 1600cc 미만 하이브리드 차량이 15.8km/l 공인 연비를 받아야 소비자들이 구매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투싼은 이 기준을 겨우 통과하게 됐다. 현대차로서는 안도의 한 숨을 쉴 수 있게 된 셈이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
현대차 4세대 투싼 클러스터는 별도의 하우징이 없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속 클러스터는 하이브리드 모델, 투싼은 다른 10.25인치 클러스터 탑재 차량과 달리 후측방 모니터 화면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별도 옵션이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공인연비가 15.8km/l라는 사실을 동의하기 힘들 것이다. 최소 20.0km/l은 나와야 하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77km 정도 에코모드를 활용해 고속도로 정속주행을 하다 보니, 클러스터에 찍힌 연비는 22.2km/l였다. 중간에 정체 구간이 많았지만, EV모드가 상당히 많이 개입된 효과로 보인다.

연비는 개인의 운전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할 경우 180마력(5500RPM), 27.0kg.m(1500~4500RPM)에 이르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과 44.2kW 출력의 모터 힘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능을 너무 쓰면 하이브리드의 꽃과 같은 고연비를 효과를 볼 수 없다.

시승코스도 짧고 최대 2시간 정도 허용되는 시승행사다 보니, 연비 측정은 클러스터 결과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추후 시승차량을 빌리게 되면 장거리 풀투풀 연비를 주유소에서 측정해볼 예정이다.

터치가 많이 요구되는 투싼 하이브리드 실내 센터페시아

시승 도중에 투싼에 새롭게 적용된 음성인식 기능을 써봤다.

현대차는 투싼부터 “시원하게 해줘”라고 말하면 에어컨 공조 시스템과 시트 통풍 기능을 동시에 작동시키는 기능을 넣었다. 이전에는 “통풍 시트 켜줘”라는 명령어를 말해야만 음성으로 통풍시트를 틀 수 있었다.

하지만 음성인식도 간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면서, 현대차는 공조와 시트의 통풍 또는 열선 기능을 통합시키는 음성인식 기능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써보니, 빠른 시간안에 통풍시트와 에어컨을 작동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노면 소음이 클 때 “시원하게 해줘”라는 명령어를 “블루투스 연결해줘”라고 알아듣는 오류가 발견됐다. 정확도를 상승시키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차 4세대 투싼 하이브리드 뒷모습. 별도의 하이브리드 레터링이 없다.

아직까지 현대기아차 음성인식 기능이 가진 아킬레스건은 바로 공조장치 온도 설정이다.

BMW는 최근에 출시한 5시리즈와 6시리즈 등에 원하는 공조장치 온도를 음성으로 말하면, 이를 반영시키는 기술을 넣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카카오 기반의 음성인식은 운전자가 원하는 공조장치 온도를 반영시키지 못한다.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휴식 후, 다시 용인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내리막을 만났다. 이 때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기능 중 하나인 ‘관성주행’ 안내가 뜨는 지 봤다.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 상태에서 관성주행을 하면 연비 상승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계속 클러스터를 살펴본 결과 ‘관성주행’ 안내는 뜨지 않았다. 연비 상승을 위해 좀 더 해당기능의 정확도를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주행보조 기능은 무난하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은 별탈없이 잘 작동되지만 차로유지보조 실행시 차량 왼쪽 앞바퀴가 왼쪽 차선에 닿으려고 하는 모습이 몇 번 확인 됐다. 아직 완벽한 주행보조가 아닌 만큼, 운전자는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서 운전을 해야 한다.

투싼에는 새로운 주행보조 경고 메시지가 있다. 만일 운전자가 오랫동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투싼 클러스터에는 ‘핸들을 잡지 않아 자동 주행 속도가 제한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이 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설정 속도가 해제돼 차의 속도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아직까지 이 기능이 완벽한 자율주행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는 최고급형 인스퍼레이션 트림에도 19인치가 아닌 18인치 휠이 장착된다.

투싼은 현대기아차 최초로 후측방 모니터(사이드미러 카메라 화면) 기능이 제공되는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를 달았다. 아반떼와 코나에는 없는 기능이다. 그러나 이 기능을 넣으려면 157만원~231만원 가량의 옵션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

현장에서 시승한 차량은 인스퍼레이션, 즉 최상위 트림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 터보나 디젤과 달리 별도로 19인치 휠은 장착되지 않는다. 시승차량도 이 이유 때문에 18인치 휠이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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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어떨까?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세제 혜택 후 가격은 3천467만원이다. 여기에 59만원 빌트인캠, 113만원 파노라마 썬루프(LED 실내등 포함), 157만원 플래티넘 IV(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을 포함하면 3천796만원에 이른다.

아랫등급인 프리미엄 가격은 3천73만원, 모던은 2천857만원이다. 하이브리드는 매력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대는 여전히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