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AI 패션 코디' 개발...자율성장 복합지능 세계 첫 적용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명준)이 인간 두뇌를 모방, 스스로 지식을 성장시키는 자율성장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율성장형 복합인공지능 원천기술 연구' 과제 일환이고, 2025년까지 끝나는 3단계 중 1단계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ETRI는 이 기술을 패션 분야에 접목해 'AI 패션 코디네이터'를 선보였다.

22일 ETRI는 인간의 기억 메커니즘을 흉내내 스스로 지식을 성장시키고 절차적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자율성장 복합 지능'은 ETRI가 기술을 개발해 명명한 이름이다.

ETRI는 개발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사람 의상과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패션 코디네이터 ‘패션 하우(Fashion HOW)’를 개발했다. 기존 인공지능은 정제된 빅데이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지식을 암기해 사용자 질문에 대해 응답해주는 방식이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특정 영역에 한정돼 사람처럼 전체를 통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성장 복합지능'은 언어와 영상 등 복합 지식을 절차적으로 학습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질문하는 목적과 대상이 애매해도 스스로 지식과 답을 찾는 특징이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비서 '자비스'처럼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방법과 절차까지 스스로 학습해 지식을 성장시킨다는 의미라고 ETRI는 설명했다. 특히 소량의 데이터만을 사용해도 사람이 두뇌를 활용해 스스로 지식을 학습하고 만들 듯 지식을 제공한다고 ETRI는 덧붙였다.

연구진은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개발을 위해 약 4년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복합 지식 습득 및 표현 기술 ▲기억 구조 기반 절차적 지식 생성 학습 알고리즘 ▲다중 인자 처리 기술 등 연구성과를 모아 '패션 하우(Fashion HOW)'를 개발했다.

ETRI 연구진이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 하우(Fashion HOW)를 시연하고 있다.

또, ETRI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율성장 인공지능 개념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연구진이 구축한 인공지능 의상 코디네이터 데이터베이스(FASCODE; Fashion Code)를 활용한 연구확산을 위해 ‘2020 ETRI 자율성장 인공지능 경진대회’를 지난 8월 개최했다. AI가 사용자에 따라 최적의 패션코디 과제를 수행하는 ‘챌린지’와 자율성장 AI 기반 서비스 및 사업화 아이디어 도출 ‘공모전’두 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셀렉트스타에서 주관했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후원했다. 챌린지 부문 1위는 NHN Diquest팀이, 공모전 부문 1위는 오주희(개인) 씨가 차지했다. 최근 시상식을 끝으로 3개월간의 경진대회를 마무리했다.

특히 챌린지에 제공한 데이터베이스 '파스코드(FASCODE)'는 패션 전문가, 의류학과 교수 등의 자문을 받아 사람과 대화를 통해 사용자 상태와 목적을 파악하고 절차적 지식이 성장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평균 10턴 분량의 7200여 개에 달하는 대화데이터셋과 2600개의 패션아이템을 기반으로 시간, 장소, 상황(TPO; 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옷차림 추천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무엇보다 사용자와 대화를 피드백해 학습 데이터를 쌓아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졸업식, 장례식, 휴가, 데이트 등 TPO에 관련된 문장을 입력하면 '패션하우'가 의도를 파악해 관련 의상과 응답을 제시해 준다. 추가 요청 및 피드백에 따라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