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해명에도 본사 찾은 국민의힘...플랫폼 압박에 눈살

정치적 입맛 따라 기업 공격..."자국 플랫폼만 공격" 비판

인터넷입력 :2020/10/14 17:05    수정: 2020/10/14 17:37

국민의힘 의원들이 네이버 본사에 몰려가 이해진 글로벌 투자 책임자(GIO)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검색 알고리즘 조작 의혹 해명을 요구했다. 지난해 실시간 검색어 조작 의혹 관련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의원들이 항의 방문한 후 약 1년 만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이날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성일종·유의동·윤두현·윤재옥·윤창현·이영 의원과 과방위 소속 김영식·정희용·허은아 의원 등이다.

네이버에서는 한 대표와 채선주 부사장, 유봉석 서비스운영 총괄, 정연아 법무이사, 원윤식 대외이사, 한재현 홍보이사가 나왔다.

네이버 본사에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 (사진=뉴스1)

성일종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쇼핑 알고리즘 변경 의혹 등으로 네이버에 과징금을 부과했고, 뉴스 편집의 공정성 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네이버에 이해진 GIO의 국회 증인 출석과, 네이버 뉴스와 쇼핑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 윤리성 강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후 윤두현 의원은 "네이버 측에서 뉴스 배치 알고리즘을 신뢰할만한 전문가 그룹에 공개하고 검증 받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쇼핑 관련해서는 영업상 기밀이 있어 정돈한 다음 조치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 공정위 제재 관련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만 커져

올해 국감에서는 유독 네이버 때리기에 집중된 모습이 보였다. 국정감사 시작 전날에 공정위가 자사 쇼핑 플랫폼을 우대했다며 네이버에 과징금을 약 267억원 부과하자 이와 관련된 질의가 쏟아졌다.

실무자인 이윤숙 네이버쇼핑 대표가 정무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이에 성이 차지 않은 야당 의원들은 이해진 GIO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네이버는 공정위 제재에 요목조목 반박하며 해명했지만, 야당은 '알고리즘 조작'이라는 프레임으로 의혹을 더 증폭시켰다.

네이버 관계자는 "조사가 이뤄진 2010년~2017년 사이에도 50여 차례에 걸친 개선 작업이 있었지만 공정위는 50여차례의 개선 작업 중 5개의 작업만을 임의로 골라 마치 네이버쇼핑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려 했다고 판단했다"며 "수차례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정에서 다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만만한 국내 기업...플랫폼 때리기 심해질듯

21대 국회 출범 이후에 인터넷업계에서는 플랫폼 규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겉으로는 국회가 규제혁파,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 등을 외치고 있지만 정치적인 입맛에 따라 언제든지 기업에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회에서는 실시간 검색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 폐지를 요구하기도 하고, 기업에겐 기밀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요구도 서슴치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공정위가 플랫폼법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 예고해 플랫폼 규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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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정안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불공정 거래를 제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지만, 이에 업계에서는 "자국 플랫폼만 공격한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없애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며 "국내 기업 압박만 심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