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차량·도로·교통 환경에 맞는 자율주행차 데이터 국가표준을 마련한다. 현재는 국제·국가표준이 따로 없어 미국·유럽 등 관련 단체표준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정부부처와 지자체, 산·학·연 등 민관 전문가 40여명이 참여하는 '자율차 데이터 표준화위원회'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자율차는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센서 등으로 도로·교통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차량이다. 이를 운행하기 위해선 차량·도로·교통 상태와 교통 신호 등의 기초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에 ▲자율차와 일반차 등 기초 데이터의 분류와 정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키 위한 데이터 형식 ▲서비스 적용 사례(Use Case) 등에 대한 표준이 마련돼야 한다.
가령, 차량추돌방지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차량의 위치·속도·시간 등의 데이터가 차량 간 교환돼야 한다. 교환 데이터의 호환성과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에도 표준정립이 선행돼야 한다.
국표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 상암과 경기 판교, 대구 수성, 세종 등에서 자율차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실증 사업의 성과가 특정 지역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차가 전국 운행으로 이어지려면 실증에 사용되는 각종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표준화해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실증 지역별로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고, 동일 서비스에 대해서는 표준화된 공통 데이터 요소가 사전에 정의되고 사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자율차 실증을 위해 국제·국가표준이 아닌 미국·유럽의 단체표준 등을 참고하고 있다. 아직 자율차 데이터에 대한 국제·국가표준이 정립되지 않아서다.
자율차 데이터 표준화위원회는 데이터 기반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촉진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자율주행차 데이터 국가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지난 2018년 11월 발족한 '자율차 표준화 포럼'과 연계해 운영된다. 현대자동차·한국자동차연구원 등 실증사업 참여기관 등에서 표준화 활동 경험이 풍부한 20여명의 산·학·연 전문가로 별도 작업반을 구성, 표준안을 신속히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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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위원회는 자율차 데이터 표준의 산업 적용과 확산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 산·학·연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방침이다.
이승우 국표원장은 "자율차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 사업·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산업체와 함께 자율주행차 데이터 표준화위원회를 출범한 것은 민관 표준 협력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도로와 교통 상황이 반영된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의 국가표준화를 통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 기술 선진국들과의 국제표준 선점 경쟁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