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사모펀드·채용비리' 책임 추궁에 국감서 '진땀'

野, 옵티머스 사태에 화력 집중…감독 실패 지적도

금융입력 :2020/10/13 18:09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진땀을 흘렸다. 금감원의 감독 실패를 지적하며 특혜 의혹까지 제기하는 야당 의원의 질타가 빗발친 탓이다.

또 윤석헌 금감원장은 작년에 이어 재조명된 시중은행 채용비리, 삼성생명 암 보험금 분쟁과 관련해서도 감독당국 수장으로서 거듭 유감을 표하며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野, '라임·옵티머스 사태' 집중 공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뉴스1)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화력이 집중된 사안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의 불완전판매 문제였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금감원의 늑장대응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시간 끌기로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먼저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공통점은 청와대 인사가 관련돼 있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옵티머스 관련 민원과 내용증명이 총 7차례 접수됐고, 라임 사태 후 사모펀드 운용사 52곳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를 들여다봤음에도 금감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의동 의원도 옵티머스의 자본금 미달 시정조치와 관련해 금감원이 시간을 끌며 특혜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대한 검사를 끝낸 날로부터 시정조치 유예를 결정하기까지 지나치게 많은 시간(총 112일)을 할애했다는 이유다.

여당도 거들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임 펀드의 경우 환매 중단 선언 이후에도 소비자의 자금을 제멋대로 쓰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금감원의 제재가 없었다"며 "사고가 난 다음에 상주직원까지 파견했음에도 문제가 계속 발생한 것은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에 윤석헌 금감원장은 "작년 종합검사를 부활시켰고 올해부터 상시감시체계 강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사모펀드에 대해선 상시감시체제가 작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 옵티머스 등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으며, 확인된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용비리 피해자 구제방안 마련해야"


이날 국정감사 중에는 시중은행 채용비리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따랐다. 논란이 불거진 뒤 3년이 지났음에도 부정 채용자는 자리를 지키고, 피해자는 보상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피해를 입은 시험 응시자는 피해자로 특정되지 않아 구제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4개 은행의 경우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이 나왔지만, 부정 채용자 61명 중 41명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연합회가 만든 모범규준 31조에 부정 합격자의 면직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은행은 이를 소급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면서 "연합회가 국민의 비난을 피하고자 모범규준을 만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아울러 "시중은행이 채용비리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윤석헌 원장은 "금감원이 이 문제를 해결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금융위원회, 은행연합회와 함께 피해자 구제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관성 없는 권고가 삼성생명 암 보험금 분쟁 키워"


이와 함께 감사 중에는 삼성생명 암 보험금 분쟁을 둘러싼 금감원의 미흡한 조치도 도마에 올랐다. 금감원의 일관성 없는 보험금 지급 권고가 소비자와 회사의 갈등을 부추겼다는 판단에서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암 환자와 보험사의 분쟁이 극단으로 치달은 데엔 금감원의 책임이 크다”며 “이미 한국소비자원과 금융권익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개선을 권고해왔음에도 금감원이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18년 암 입원보험금 분쟁조정 기준을 만들어 항암방사선 치료 기간 중 경구치료제 복용까지 지급하도록 권고했는데, 2019년엔 항암방사선 치료 기간에 한해 지급하도록 기준을 변경했다"면서 "이렇다보니 지급 권고를 2018년에 받은 소비자와 2019년에 받은 사람들 사이에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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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기준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 소비자가 금감원의 결정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윤석헌 원장은 "금감원은 분쟁조정 결과를 권고하는 것이지 강제력을 갖고 있지는 않아 의도와 실행력에 차이가 난다"고 해명한 뒤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