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발생한 화물차 운전자 사망 사고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벌어진 인재(人災)였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8일 열린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故 김용균씨 사고 이후 서부발전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 감사 등이 이뤄졌지만, 또다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노동자가 죽고 말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달 20일 충남 태안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화물운송노동자 이모씨가 석탄 하역기계에 깔려 숨진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태안화력 하청업체와 일일고용 계약을 맺은 고인은 석탄 하역기계를 본인 소유의 화물차에 싣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지난 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故 김용균씨가 산재로 사망한 곳이기도 하다. 故 김씨의 사망을 계기로 국회는 산업현장의 안전 규제를 강화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김용균법)을 마련해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노 의원에 따르면 지난 달 화물차 운전자 사고는 4.5톤 차량에 10톤 가까운 화물을 무리하게 과적하던 중 일어났다. 현장에선 화물이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고임목 등의 고정 작업도 하지 않았고, 신호수도 배치하지 않는 등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용부도 사고 원인이 과적에 있었고, 안전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노 의원의 지적에 대해 대체로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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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1·2차 현장조사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작업계획서를 사전에 작성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화물차를 한 대만 더 배정했어도 과적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최대 적재량을 초과하는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이번 사고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예견된 사고였다. 안전수칙만 제대로 지켰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면서 "일하다 죽는 것은 기업의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을 통과시켜 노동자 안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