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SKT CTO "미래에는 마음으로 기계와 대화"

숭실대 'AI 비전 선포식'서 강연..."기업AI와 개인AI가 소통하는 시대 올 것"

컴퓨팅입력 :2020/10/08 10:15    수정: 2020/10/08 10:56

"인간과 기계간 커뮤니케이션은 글자(텍스트)에서 음성(스피치)을 거쳐 미래에는 마음(마인드)으로 진화할 것으로 봅니다."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7일 숭실대가 개교 123주년을 맞아 개최한 '인공지능(AI) 비전 선포식'에서 강연자로 나와 이 같이 예상했다. 숭실대가 IT명문 대학에서 AI명문 대학으로의 전환을 선포한 이날 행사는 유튜브로 실시간 공개됐다.

현재 SK텔레콤의 연구개발(R&D)을 맡고 있으며, 미국 애플에서 음성인식 기술과 '에어팟'에 들어가는 AI를 담당하다 2년전 귀국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 CTO는 이날 '포스트 코비드19 시대를 대비한 증강지식(Augmented Intelligence)'을 주제로 강연했다.

AI는 기술과 응용범위가 넓다. 사람마다 정의를 달리하는 이유다. 김 CTO는 AI 정의에 대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해 인간이 하는 일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고, 안전하고,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라고 규정했다.  

AI라는 말이 처음 나온 건 1956년이다. 존 매카시(John McCarthy)와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같은 석학들이 참석한 1956년 다트머스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AI라는 말이 사용됐다. 나이로 치면 65살인 셈이다. 

김윤 SKT CTO가 온라인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 CTO는 증강 지식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각광을 받을 것이라면서 현재는 AI가 하나를 가르쳐주면 하나를 아는 '내로우(Narrow) AI', '약AI'라고 해석했다. 반대로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아는 AI는 '제너럴(General) AI', 혹은 '강AI'라 부른다. 김 CTO는 기계가 초지능을 갖는 제너럴AI는 "먼 미래 일"이라며 "인공지능의 기술 종착점은 강AI"라고 설명했다.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지만 "바둑도 강AI는 아니다"면서 "바둑 판이 바뀌거나 룰이 바뀌면 알파고도 힘을 못 쓰므로 알파고도 내로우, 약AI"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음성으로 작동하는 AI기기인 'AI비서'를 강조했다. AI비서는 애플 '시리'를 비롯해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SK텔레콤 '누구', KT '지니' 등이 시장에 나와 있다. 김 CTO는 "증강 기술 중 미래를 바꿔 놓을 게 AI비서"라며 "AI비서 발전을 보면 증강기술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 시킬 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성기반 인공지능 비서의 원조가 AT&T의 '콜 라우팅'이라며 이어 애플 '시리', 아마존 에코(Echo), 구글 듀플렉스(Duplex) 순으로 진화했다고 해석했다. 이중 구글 '듀플렉스'는 다른 제품과 달리 AI가 먼저 말을 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리' 등은 사람의 음성을 기계가 알아 듣고 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김 CTO는 AI비서 같은 AI와 증강지식이 "신뢰를 기반으로 내가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더 잘하게 해준다"며 "궁극적으로 더 나은 나를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디지털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비서와 AI 미래에 대해 "물리적 세상과 디지털 세상이 혼재하는데 이 둘을 잘 내비게이트하고 둘 간 간극을 줄이는게 AI 비서 역할"이라며 "미래에는 기업의 AI와 개인 AI가 서로 소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등이 만들어 유명한 AI기업인 '오픈AI'가 최근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킨 언어학습모델인 'GPT3'에 대해서는 "인간 언어로 이해하기에는 무리"라면서 "인간과 기계간 커뮤니케이션은 텍스트에서 음성, 미래에는 마인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 추이를 담은 '가트너 기술 그래프(Gartner Hype Cycle for AI)'를 보여주며 "음성인식이 작년에 처음으로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강AI와 증강지식은 아직 매우 초기 단계로 사회에 이로움을 주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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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진 편견과 보안, 윤리 문제 등을 우려한 그는 AI의 참된 미래에 대해 "인간 중심, 사람을 도와주는, 이로운 AI"라고 강조했다. 이어 GPT3 등 AI가 전기를 많이 쓰는 것을 거론하며 "AI가 사람 뿐 아니라 자연에 이롭고 지구에도 이로워야 한다"면서 "휴먼 뿐 아니라 자연도 이로운 요소에 넣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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