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시행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정부와 기업들의 외면으로 10년간 1조원을 조성하기로 한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국정감사에서 이를 지적하고 민간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치 대비 26.1%에 그치고 있다"며 "상생기금 조성액이 부족한 경우 정부가 그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2015년 한‧중 FTA에 대한 국회 비준 당시 시장개방으로 피해를 받게 될 농어업인과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기금이다. FTA를 통해 이익을 얻는 민간기업 등의 자발적 기부금을 재원으로 2017년부터 매년 1천억원씩 10년 간 총 1조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행 4년째 기금조성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운천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출연금액은 ▲2017년 310억원(달성률 30.9%) ▲2018년 232억원(23.2%) ▲2019년 226억원(22.6%) ▲2020년 9월 246억원(24.6%)이다. 올해까지 총 4천억원이 조성돼야 하지만, 지난 9월까지 1천43억원에 그쳤다.
이개호 의원은 이중 민간기업들의 출연금이 미흡한 부분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대기업과 농어촌이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기 위한 차원에서 상생기금이 설치됐고, 정부 관계 부처, 대기업, 농민단체가 모두 동의해 법률에 명시했지만, 조성액은 매우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들이 FTA 이행으로 인해 상당한 매출 성장을 올렸지만, 민간기업 출자액은 올해까지 177억원에 불과해 많은 농어업인들이 분노의 감정을 표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은 2019년 15조원 이상의 매출액에도 단 100만원을 출자하는 등 제도 취지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전했다.
이날 상생기금 관련 기업인으로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 강동수 SK 부사장, 전명우 LG전자 부사장, 임성복 롯데그룹 전무, 유병옥 포스코 부사장, 이강만 한화 부사장 등이 대거 호출됐다.
하지만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증인신청을 철회, 비공개 간담회로 대체했다. 이개호 의원은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기업인들에 상생기금 도입 취지를 이룰 수 있도록 당부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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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의원은 상생기금 목표액 연간 1천억원 조성을 위한 대안으로 ▲상생기금에 정부도 출연 가능 ▲재단은 민간기업 등에 기금 출연을 요청, 정부는 상생기금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출연 ▲정부의 농어업협력재단 설립과 농어업협력재단에서 상생기금 관리 및 운영 등을 제시하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상색기금이 충분히 출연되지 않는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