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잦은 설계변경으로 10년간 혈세 1兆 낭비해

양금희 의원 "공사 예산 3.8조원→5.2조원…계획적인 관리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20/10/06 13:54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동서·중부·남부·서부·남동발전) 등 에너지공기업들이 공사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으로 지난 10년간 1조원 이상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이 한전·한수원·발전5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3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사례는 225건이었다. 

같은 기간 최초 계약금액은 3조8천388억원이었지만, 실제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그보다 1조 3천894억원 많은 5조2천282억원이었다.

양 의원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계약 이후 총 1천212회, 사업당 평균 5.4회에 걸쳐 설계변경을 진행했다. 설계변경 공사 건수는 한전이 108건(646회)으로 가장 많았고, 서부발전이 49건(311회), 한수원 38건(106회), 중부발전 15건(61회)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

증액된 공사비 총액은 서부발전이 가장 컸다. 이어 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 순이었다. 총 낙찰금액 중 설계변경 금액 비율은 중부발전 149%, 남부발전 140%, 서부발전 139%, 한수원 136%, 한전 133%로 대부분 100%를 웃돌았다.

한전이 지난 2010년 계약을 체결한 345킬로볼트(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공사는 예정 가격의 약 44%인 261억원에 낙찰됐다. 이후 18차례의 설계변경을 통해 총사업비가 471억원으로 80% 이상 증액됐다.

또 서부발전이 2013년 계약한 태안화력 9·10호기 기전공사는 2천42억원에 낙찰됐지만, 이후 40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치면서 1천491억원 늘어난 3천53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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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이 2014년 계약을 체결한 한울본부 취수설비 정비공사의 경우, 설계변경으로 최초 계약금액인 90억원의 116%에 달하는 104억원이 증액됐다.

양 의원은 "에너지공기업 시설의 내구성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국민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철저하고 계획적인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