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총수 주식재산 '희비'…카카오 김범수 2.6조 늘어

50대 그룹 총수 대상 조사…이건희·이재용 주식평가액 1·2위

디지털경제입력 :2020/10/06 13:31    수정: 2020/10/06 13:57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이 9개월새 크게 변동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 주식 1·2위를 기록했다.

6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50大 그룹 총수(總帥)의 2020년 연초 대비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밝혔다.

조사 결과 52명의 그룹 총수 중 상장사 주식을 보유 중인 39명 총수들의 올 초(1월 2일) 전체 주식평가액은 57조6천150억원, 3분기 말(9월 29일)에는 63조1천913억원으로 5조5천763억 원(9.7%) 늘어났다. 같은 기간 총수 39명 중 17명은 주식재산이 불었지만 22명은 감소해 희비가 교차했다.

연초 대비 9월 말에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총수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 주식 1천250만631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3분기 말 주식평가액은 4조5천564억원이었다. 올 연초 1조9천67억원보다 2조6천497억원(139%↑) 증가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도 2조7천15억원에서 4조7천295억원으로 주식재산이 2조279억원 높아졌다. 다만 서 회장의 3분기 주식가치는 6월 말에 기록한 5조8천458억원보다는 1조원 넘게 낮아졌다.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1조5천600억원(1월 초 1조8천718억원→9월 말 3조4천410억원)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6천987억원(1조1천186억원→1조8천174억원), 현대차 정의선 수석 부회장 5천769억원(2조2천268억원→2조8천37억원)으로 5천억원 이상 늘었다.

카카오 김범수·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올해 초 주식평가액 대비 1~3분기까지 3분기 연속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 김 의장은 1분기(3월 말)과 2분기(6월 말) 주식재산은 각각 1조9천443억원, 3조3천447억원이었다. 연초 주식평가액보다 점점 상승 곡선을 그려온 셈이다.

넷마블 방 의장도 김범수 의장과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방 의장의 1분기와 2분기 주식평가액은 각각 1조9천320억원, 2조833억원으로 조사됐다. 연초 주식재산을 기준으로 3분기 연속으로 주식가치가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그룹 총수 중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7천969억원이나 주식평가액이 가장 크게 낮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서 회장은 보통주 보유 주식으로만 4조9천975억원으로 50대 그룹 총수 중 세 번째로 주식재산 규모가 컸지만 9월 말에는 3조2천6억원으로 7위로 밀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 두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낮아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SK 최태원 회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7천712억원(3조3482억원→2조5천779억원) 떨어졌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5천586억원↓(1조1천623억원→6천36억원),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4천706억원↓(1조3천867억원→9천160억원),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3천138억원↓(5천353억원→2천214억원)으로 주식평가액이 하락했다.

주식평가액 1·2위는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다. 이 회장의 9월 말 주식재산은 17조6천117억원으로 주식재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2일 주식평가액 때보다 2천316억원 늘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7조1천298억원으로 연초 때보다 1천461억원 줄었다.

3위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4위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꿰찼다. 셀트리온 서 회장은 연초 총수 주식부자 랭킹 6위, 김 의장은 8위에서 각각 3, 4계단 앞섰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4조3천436억원으로 총수 주식평가액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주식재산은 4천806억원 늘었다.

이어 6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 7위 서경배 회장, 8위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2조8천37억원), 9위 최태원 회장, 10위 LG 구광모 회장(2조4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네이버 이해진 GIO(1조8천174억원), CJ 이재현 회장(1조826억원)도 3분기 그룹 총수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 대상 39명이 보유한 주식종목은 112곳이나 됐다. 이중 47개 종목의 9월 말 주가는 1월초 때보다 올랐지만, 65곳은 반대로 주가가 하락했다. 연초 대비 9월 말 주가가 오른 47곳 중 20곳은 50% 상승률을 보였다. 주식가치가 배(倍) 이상 오른 곳도 7곳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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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스커버리 142%, 카카오 139%, 키다리스튜디오 135.1%, 두산중공업 132.1%, 코오롱 112.1%, 효성중공업 110% 순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오일선 소장은 “향후 몇 년간은 젊은 오너 3~4세 등에게 그룹 승계 작업이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그룹 중 경영에 참여하는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총수가 쥐고 있는 지분을 단계별로 비교적 공평하게 나눠줄 것인지, 자녀 중 특정 1인에게 전량 밀어줄 것인지에 따라 그룹 승계 구도가 크게 달라지고 주식재산 변동에도 큰 변화가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