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페트병 등 포장재 생산업체에 재질·구조 등급 평가와 등급표시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업체들은 앞으로 제품에 등급평가를 필수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환경부는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에 따른 포장재의 재활용 용이성 평가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9개월간 6천여개 업체의 제조·수입 포장재 2만7천건을 대상으로 재활용 용이성을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등 4개 등급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최우수 또는 우수는 48%, 보통은 20%, 어려움은 32%였다.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효과는 먹는물과 음료류 등 페트병 포장재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에 비해 올해 재활용이 어려운 페트병 출고량은 4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포장재 재활용의무생산자는 종이팩·유리병·금속캔·합성수지 등 포장재에 대해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받고, '재활용 어려움 등급'은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제도 도입 이후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 평가 신청 건수는 2만6천999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은 1만2천863건(48%)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보통 등급까지 범위를 넓히면 1만8천294건으로 68% 비중이었다.
환경부는 제도가 시행된 이후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환경친화적인 제품 이미지를 구축하거나, 재활용 어려움 표기 등에 따라 포장재를 재활용이 쉽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추세를 확인했다.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페트병의 경우, 다른 품목보다 평가 기준이 까다로움에도 가장 두드러진 개선효과를 보였다.
페트병 출고량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먹는 샘물·음료는 라벨에 절취선을 도입하고, 일반 접착제보다 잘 떨어지는 열알칼리성 접착제를 사용해 소비자가 쉽게 라벨을 뗄 수 있게 했다. 또 페트병 몸체를 유색에서 무색으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개선 노력도 보였다. 재활용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 제품의 출고량이 지난 2018년 대비 올해 최대 1.91배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환경부는 내년부터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에 따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차등화하여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재활용 어려움 등급은 분담금을 20% 할증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촉진을 위해 지원책(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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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서울·충남 천안 등 6개 지자체와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도 오는 12월 25일을 기점으로 전국 공동주택에 확대한다. 고품질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개선한 선별업체에는 별도 지원금을 지급, 현행 저급 중심 재활용체계에서 고품질 중심의 재활용 체계로 생태계 전환을 유도한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페트병 등의 포장재의 재활용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제조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쉽게 되도록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