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삼성 '제트 SE', 청소기 시장 메기될까

'갤럭시S20 FE' 전략과 상통…'제트' 핵심 기술 집약한 미니어처

홈&모바일입력 :2020/09/24 14:53    수정: 2020/09/24 15:03

삼성전자가 준프리미엄급 무선 청소기로 생태계 교란에 나섰다. 애플 ‘아이폰 SE’·’애플워치 SE’처럼 플래그십 성능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모델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청소기 ‘삼성 제트 200W SE(스페셜 에디션)’를 출시했다. 제트 시리즈의 성능은 대부분 유지하면서 가격은 89만9천원~99만9천원으로 제트(104만9천원~124만 9천원)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 제트 200W SE(사진=삼성닷컴 갈무리)

최근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선 청소기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고사양 플래그십만으로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승부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 ‘제트 SE’ 그리고 ‘갤럭시 S20 FE’

삼성전자의 이번 제트 SE 출시는 ‘갤럭시 S20 FE(팬 에디션)’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는 프리미엄과 보급형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이른바 ‘쌍끌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 갤럭시 S20 FE를 공개했는데, AI 카메라와 고사양 칩셋, 대용량 배터리, 120Hz  주사율 등 갤럭시 S20 기능을 대부분 탑재하면서도 80만~90만 원대 중저가형 가격대를 갖췄다.

삼성전자가 23일 온라인으로 '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S20 팬에디션(FE)'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트 SE도 비슷하다. 전작인 제트 성능을 고스란히 담았다. 제트는 최대 200와트(W)의 흡입력으로 미세먼지까지 빨아들이고, 내부로 들어온 미세먼지가 다시 빠져나가지 않도록 99.999% 배출 차단 시스템을 채용한 무선 청소기다.

제트 SE는 제트의 200W 강력한 흡입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트보다 무게가 90g 더 가벼워졌다. 2.64kg으로 청소 시 손목 부담을 줄여준다. 또 바디와 본체에 포인트를 더한 바이올렛·민트·실버 색상을 적용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무선 청소기 사업에서도 갤럭시 S20 FE 전략과 마찬가지로 플래그십 제품으로는 신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기기를 출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성능을 유지하면서 더 저렴한 모델로 출시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 LG전자·다이슨과 경쟁…‘게임 체인저’ 될까

무선 청소기는 보급률이 낮은 데 비해 수요가 높은 가전제품이다. 이에 다양한 기업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삼성전자와 다이슨이 쫓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은 프리미엄이 대세다. 무선 청소기 원조 격인 다이슨이 고가 정책을 펼치면서 무선 청소기 평균 판매 가격이 올라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100만원대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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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디지털 슬림(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올해 들어 다이슨이 달라졌다. 중저가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다이슨은 360도 전 방향 회전이 가능한 ‘다이슨 옴니 글라이드’와 무게가 1.9kg인 ‘다이슨 디지털 슬림’을 54만9천원~89만9천원에 출시했다. 다이슨 라인업 가운데선 보급형에 가깝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강정현 수석연구원은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다소 완화됐다”며 “미래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제품 성능은 유지하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의 등장하는 등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