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가 바꾸는 세상...소비자에 묻지말고 행동 관찰해야"

KPC, 조성준 서울대 교수 초청 9월 CEO 북클럽 개최

홈&모바일입력 :2020/09/24 11:27

한국생산성본부(KPC, 회장 노규성)는 24일 오전 7시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CEO 북클럽을 개최했다. 이날 북클럽에서는 서울대학교 조성준 교수가 '빅데이터가 바꾸는 세상,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조 교수는 "기업은 빅데이터를 통해 얻어낸 인사이트를 활용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개발 ▲품질 예측 ▲수요 예측 ▲고객 관계 관리 ▲HR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품질 예측 사례로는 보르도 와인을 들었다. 조 교수는 "그간 사람이 와인의 맛을 예측해 왔으나 이제는 빅데이터를 통해 와인의 품질을 예측할 수 있다. 양질의 와인이 만들어진 해와 기후를 분석해 와인 품질 예측 공식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와인이 만들어지기도 전인 포도 생산 시점부터 10년 후 와인의 가격, 맛 등을 예측할 수 있다"면서 "영화 관객 수를  예측하는데도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고, 카드사는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마케팅이나 사기거래탐지 등 많은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준 서울대 교수가 KPC가 개최한 9월 CEO 북클럽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효과적인 고객 관계 관리 사례로는 아마존, 하라스 카지노 호텔 등을 소개했다. "아마존은 예측배송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냈다. 고객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고객이 주문과 결제를 하기도 전에 드론으로 제품을 배송하는데, 이때 고객에게 '원치않으면 반송하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보낸다. 고객이 반품 신청을 하지 않으면 등록된 계좌에서 자동 결제되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이 같은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90~95%가 반송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알아야 하고, 고객의 구매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마존은 거주지, 과거 구매 이력 등을 기반으로 이를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라스 카지노 호텔의 사례도 소개했다. 주 고객층인 은퇴한 노인이 적절한 금액의 돈을 잃도록 관리해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회원별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추정해 고객이 잃은 금액이 이에 가까워지면 음료수를 가져다주거나 쿠폰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HR 사례로는 제록스 경험을 공유했다. 제록스는 효과적인 인사관리를 위해 직원을 선별 채용해 비용을 감소하려 했고,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기 퇴사자의 유형을 분석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회사에서 멀리 거주하고, 확실한 교통수단이 없고, 외톨이거나 5개 이상의 소셜 네트워크를 관리하거나, 공감을 너무 잘하거나 창의력이 부족한 직원이 조기 퇴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제록스는 이를 채용에 반영해 조기 퇴사자를 줄였다. 이 외에도 조 교수는 콜센터 녹취록 등을 기반으로 한 리스크 관리, 실적 컨퍼런스 콜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예측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기업 가치 창출 활동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은 다르다. OK큐피드 사례를 보면 데이트 상대, 희망 연령으로 등록한 정보와 실제 고객이 연락을 신청한 행동 정보가 달랐는데, 소비자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소비자에게 생각을 묻지 말고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빅데이터가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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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빅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많은 기업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치를 창출하려 하는데 이러면 100% 실패한다. 어떤 가치를 창출하기 원하는지부터 알아야 하고, 이를 얻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역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또 기업이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기업의 CEO가 중심이 되어 의사결정자 교육 및 분석가 영입, 빅데이터 인프라 투자, 빅데이터 오너십 조정 및 KPI 설정,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지 등을 해야 한다. 특히 실무자 교육이 중요하다. 의사결정자, 현업 등 누구나 빅데이터 기획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2~4주가량의 기초 교육만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데이터 오너십 조정과 적정한 KPI 설정을 통해 개별 부서나 사업 부문별로 데이터가 고립적으로 활용되는 '데이터 사일로(silo)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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